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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화웨이 이은 중커수광 제재..그리고 분쟁 해결 대신 봉합에 거는 기대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6-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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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 첨단기업 중커수광 영문 홈페이지

사진=중국 첨단기업 중커수광 영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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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미국 상무부가 현지시간 21일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슈퍼컴퓨터 업체와 연구소 등 5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번 거래제한명단(Eintity List)엔 아시아 최대의 슈퍼컴퓨터 제조업체인 중커수광(中科曙光ㆍSugon)이 타겟이 됐다.

이 밖에 하이곤, 청두 하이광 회로, 청두 하이광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테크놀로지, 우시 장난 컴퓨터 테크놀로지 연구소 등도 리스트에 올랐다.

■ 화웨이 제재에 이어 중국 대표 슈퍼컴퓨터 회사 제재까지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16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기업 명단에 올리면서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미국은 화웨이를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지정한 뒤 다른 나라 기업들에게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화웨이는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해당 기업은 부품 수입 등 미국 기업과 정상 거래를 하기 어려워진다. 거래를 위해선 미국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중커수광 역시 미국 기업들로부터 컴퓨터 부품을 공급 받지 못해 슈퍼컴퓨터 생산에 차질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커수광은 인텔과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반도체 칩을 공급받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회사 AMD의 경우 중커수광과 합작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조치를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AMD는 미국의 규제를 준수할 것이란 입장이다.

미국 상무부는 중커수광이 슈퍼컴퓨터를 통해 군사적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우시 장난 컴퓨터 테크놀로지 연구소는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부의 '제56 리서치 연구소'가 소유하면서 중국군의 현대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커수광은 슈퍼컴퓨팅, 서버, 스토리지, 클라우드 컴퓨팅, 빅 데이터 분야를 선도하는 첨단기업 중 하나다.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거듭 문제 삼고 있다. 블랙리스트 관련 기업들은 '미국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 당국은 당연히 관영매체를 이용해 미국의 이런 조치를 비난했다. 중국 CCTV는 22일 "G20을 앞두고 미국의 이런 행위는 효과가 없으며 상반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며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이익이 침해 받는다면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기업 명단을 발표할 수 있고 외국기업에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 협상을 앞둔 트럼프의 중국 첨단기업 압박

이번 주 미중 무역협상과 정상간의 만남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의 대표 기술업체에 대한 제재에 돌입하자 미중 협상과 관련한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장기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을 둘러싼 싸움을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인텔과 미국 에너지부는 오는 2021년까지 최초의 엑사플롭(exaflop)급 슈퍼컴퓨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엑사플롭급 컴퓨터와 관련한 중국의 실력 역시 만만치 않다.

중국의 슈퍼컴퓨팅 기술도 급속한 발전을 이뤘으며, 중커수광이 선두에 서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홍콩 동방일보는 23일 "중커수광이 국방과기대와 함께 초당 100경 회 연산이 가능한 엑사급 슈퍼컴퓨터를 이르면 내년에 완성할 수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아무튼 미국은 '중커수광이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다양한 군사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문제를 삼았다.

슈퍼컴퓨터는 핵무기와 미사일 방어 기술 개발에도 필수적이다. 미국은 중국의 급속한 기술 발전과 군사 대국화를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 사실 기술력과 군사력을 떼놓고 보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미-중 협상 피로감 감안..휴전에 대한 기대감도

중국의 대표기업들이 공산당 정부의 지원으로 성장해 온 것은 공공연한 비밀에 속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다른 나라의 기술을 훔치는 사례들도 계속 보고됐다.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들 사이엔 미국의 기술을 훔쳐 성장해온 중국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기류도 여전한 듯하다.

다만 형식적으로 미국은 무역협상과 국가안보 문제에 대해 별개의 사안으로 접근하고 있어 미중간의 협상이 파국을 맞을 것으로 장담하기는 어렵다.

미-중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현실적으로 경기 추가 악화 등 양국 모두 피로감이 커질 수 밖에 없어 어떤 식이든 '봉합'하고 다시 시간끌기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 18일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당초 일각에선 시진핑 주석의 불참을 예상하기도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담 전에 양국 협상단의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간 화웨이 제재를 전후해 거친 말을 주고받다가 최근엔 다시금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국면이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이 중커수광 제재를 들고 나왔던 것이다.

장기적으로 기술 패권을 둘러싸고 양국이 부딪힐 수밖에 없지만, 일단 두 강대국이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데 따른 경기 악화 등을 고려해 '휴전'에 나설지 봐야 한다.

■ 현실적 가능성 높은 '미지근한 봉합'..관세유예 여부 등 세부적 내용 봐야

노무라증권은 최근 설문조사를 미중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와 관련, 39% 이상의 사람들이 긴장 완화와 함게 낮은 레벨에서 얘기를 계속하는 쪽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32% 이상은 두 사람이 만나지만, 긍정적인 발표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와 시진핑 두 사람이 한번에 통큰 해결을 하거나, 협상을 아예 걷어차버리는 케이스는 확률이 낮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중 협상 분위기에 따라 위험(안전)선호 분위기, 각국의 금리인하 스탠스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금융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협상 연장이라는 애매해도 파국으로 가지 않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면서 "이 경우 주식시장에도 나쁘지 않은 패"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주 미중 정상은 통화를 통해 G20 정상회담에서 무역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면서 "이번 만남에서 당장 협상 타결을 기대하긴 힘들겠으나 멈춰버린 협상 테이블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만 해도 위험자산 투자 심리는 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투증권의 정희성 연구원은 "극적인 무역합의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추가 3250억달러에 대한 25%의 관세부과만 유예되더라도 회담의 결과는 만족할만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SK증권의 안영진 연구원은 "29일 미중 정상간 만남으로 근본적인 것들이 바뀔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 "추가 관세부과 유예와 긴장 완화 유도가 가장 합리적인 추론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는 펀더멘탈 측면에서 별로 긍정적일 게 없다. 3250억 달러에 대한 관세 부과 유예이지, 기존 2000억 달러에 부과되고 있는 관세를 낮추겠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다만 센티먼트 측면에서 과도했던 압박이 풀린다는 점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 협상이 단순히 무역 협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준의 금리 결정, 아울러 다른 나라의 통화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금융시장이 결과를 주목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 5월 10일 미국의 관세율 인상 이후 중국의 600억달러 보복관세 부과, 뒤이어 미국이 3천억 달러 부과 돌입 등 관세 문제가 격화됐을 뿐만 아니라 산업이나 기업 제재까지 분쟁의 대상이 돼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미국과 중국이 일단 봉합하더라도 올 하반기 무역분쟁이 글로벌 펀더멘털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이 포괄적 합의를 전제로 협상을 이어가더라도 올해 하반기 무역분쟁이 글로벌 펀더멘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나오기까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연장될 수 있지만,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펀더멘털 불안과 2분기 실적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코스피의 추세 반전 가능성은 낮다"면서 "지수 2100선 이상에선 방어적 포트폴리오가 낫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이 협상의 깔끔한 타결이나 파국과 같은 극단적 결과물을 도출하기는 어렵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을 많이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중 협상은 어중간한 결과물을 보여줄 것"이라며 "채권시장 입장에선 협상 타결 시나리오가 상당히 부담스러운데, 추가 협상을 계속할 것이란 입장만 확인된다면 롱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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