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 가격 강세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추정된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가상화폐시장 투자, 불안한 국제금융시장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 페이스북, 삼성전자, 피델리티 등 기관투자 참여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참여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코인베이스와의 협의를 통해 ‘페이스북 글로벌 코인’ 발행 등 암호화폐 시장 진출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 또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코인 출시를 앞두고 미국 내에서 재무부 담당자들과 만나 운영·규제 등 이슈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최종 마무리 단계를 거친 뒤 올 여름 구체적인 출시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삼성전자 또한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했다. 이미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애플리케이션 디앱(DApp) 지갑 기능을 탑재한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블록체인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점차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채원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의 기고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계속해서 블록체인 보안과 편의 기능을 고도화하는 한편, 기술의 지평 또한 넓혀나갈 계획”이라며 “블록체인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확대해 새로운 경험의 장벽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미국 초대형 금융회사 피델리티 그룹은 최근 자회사 피델리티 디지털에셋을 설립해 기관투자자들을 위한 가상화폐 수탁과 투자집행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들은 작년 10월부터 피델리티 디지털자산서비스의 출범과 함께 암호화폐 플랫폼 개발을 발표했다. 지난 1월말에는 암호화폐 거래와 보호 플랫폼이 최종 시험 단계에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브라이언 켈리 BK캐피털매니지먼트 설립자는 “피델리티가 몇 주 안에 기관고객용 비트코인 거래서비스를 계획 중”이라며 이들과 함께 수많은 기관투자가들이 몰려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 미·중, 미·이란 등 불안한 국제금융시장...암호화폐로 돈몰려
가상 화폐 시장에 돈이 몰리는 또 다른 한 가지 이유로는 불안한 국제금융시장이 꼽힌다. 최근 들어 미·중 무역 분쟁, 미·이란 핵문제 등 미국의 대외환경을 비롯한 갈등 악화 양상이 장기화될 조짐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 자금이탈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 웹 사이트 ADVFN의 최고 경영자(CEO)이자 포브스 기고자인 클렘 챔버스(Clem Chambers)는 최근 영국 익스프레스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은 중국과 이란에 대한 미국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챔버스는 “위험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전에는 그 수단이 금이었지만 지금은 가상화폐가 금을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떠한 형태이던 간에 큰 국가 간 분쟁·전쟁이 있다면 가상화폐의 가치는 수직상승할 것”이라며 “만약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게 되면 비트코인 가격은 10만 달러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