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베트남의 경제수도로 불리는 호치민 부동산시장은 과거 서울의 강남개발을 연상시킬 정도로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호치민 전 지역이 금싸라기… 고가주택도 인기 만점
현재 호치민은 사이공강 주변 핵심지와 고급주택가, 프라임오피스 시장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호치민의 중심지는 과거 월남 대통령의 집무실이던 통일궁 등이 자리 잡은 1군(district 1) 지역으로, 사이공강 바로 서쪽에 위치한다.
여기는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와 차량 행렬로 언제나 붐비는 곳. 베트남서 가장 비싼 이곳의 땅값은 2017년 호치민시가 1군 지역에 주택 신축과 거래를 자제시키겠다는 발표 이후 더 뛰고 있다.
1군의 동북쪽 끝 사이공강을 끼고 있는 바손지역은 ‘골든리버’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금싸라기 땅이다.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이 보유한 이 땅 중 일부를 홍콩계 디벨로퍼 알파킹이 사들여 호텔과 레지던스로 개발 중이다.
올해 1월 초 개관한 알파킹의 최고급 레지던스는 3.3㎡당 분양가가 5,000만원을 상회한다.
사이공강 동쪽으로 1군, 4군과 마주보고 있는 지역이 2군의 투티엠 지역이다. 열대우림이 우거진 660만㎡의 나대지는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한다. 호치민시는 이곳을 ‘상하이의 푸동처럼 키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곳에 동서(도심~신공항)와 남북(빈탄~7구)으로 뻗는 고속도로와 지하철 2호선이 지나고, 시 최대 규모 광장과 공원, 오페라극장과 국제컨벤션센터가 들어온다.
강변에는 최고급 아파트단지와 상업시설이 들어서 상주인구 15만명의 핵심지구가 탄생할 예정이다. 투티엠 지구가 완성되면 하루 방문자수가 100만명에 이르고, 일자리를 얻는 경제인구도 22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뿐 아니라 도심 외곽에 위치한 택지지구 빌라도 수십억원을 호가한다. 25년 전 대만계 디벨로퍼가 호치민 외곽 신도시로 개발한 푸미흥 지구는 현지 고소득자나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주거지다.
도심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은 약점이지만, 외곽에 위치해 보안과 커뮤니티 면에서 독립된 부촌으로 자리 잡았다.
이곳은 외국인에게 부동산 투자가 허용된 2015년 이전에 분양돼 현지인들이 소유하고 외국인들은 임차만 받을 수 있다. 강변에 위치한 최고급 샤토캐슬 빌라의 경우 시가는 40억~70억원을 호가한다. 최초 분양가보다 20~30% 정도 오른 액수다.
이주현 베트남 호치민 무역관은 “올해에도 베트남의 높은 경제성장률, 건설인프라 시장 확대, 도시화 등에 힘입어 베트남 건설 및 부동산시장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다만 과거 한국투자자들이 정점이던 베트남 주식시장에 들어갔다가 크게 물렸던 것처럼 현지 부동산시장도 과열됐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호치민 신규 주택지구의 고급 아파트 분양가가 서울 강북과 미사 등 동남권 외곽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경제규모와 인프라 면에서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베트남에서는 모든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개발 프로젝트 구역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간혹 베트남의 구 단독주택이나 빌라를 구입해 사업이나 임대를 계획하는 한국인 투자자들이 있지만, 대부분 소유권 취득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베트남 부동산 구입은 주로 신규 분양 아파트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렇듯 베트남의 경제성장으로 점차 아파트를 선호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현지인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 좋다. 현지인들은 북향을 가장 선호한다.
아파트 층수도 고층을 좋아하는 한국인과 달리 중간층을 많이 찾는다. 북적거리는 버스 환승장보다는 조용한 거주지역과 거주 쾌적성을 높게 친다.
베트남의 부동산 관련 세법 규정도 한국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현지 부동산 매입 시에는 소개업체나 중간 브로커 말만 믿지 말고 신뢰할 만한 전문 변호사를 찾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 평판 조회와 분양 계약서 검토 등의 절차를 거쳐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 안전하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성욱 기자 ksu@fntimes.com
김성욱 기자 ks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