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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환율 고공행진..여전히 살아있는 상승 모멘텀과 과도함에 대한 경계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5-0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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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CHECK, 2016년 이후 달러/원 환율 흐름

자료=코스콤 CHECK, 2016년 이후 달러/원 환율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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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달러/원 환율이 3일 장중 1170원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97.81로 전장보다 0.2% 높아진 뒤 달러/원은 연중 고점 경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일 최근 급등에 따른 달러 롱의 차익실현, 수출업체 네고 물량 등에 2.5원 하락했지만, 이날 장중엔 다시 상승 압력을 주체하기 어려운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전일 장중 1160원선 근처로 내려가자 저점 매수 플레이와 역외의 달러 롱 플레이가 들어왔다.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도 거론되던 상황이지만, 환율이 재반등하는 모습은 아직 달러/원 환율 상승 흐름이 꺾이지 않았다는 인식을 강화시켰다.

■ 2017년 초 이후 고점 경신하는 환율 흐름..글로벌 달러강세·국내경기 부진 속 1200원 보인다?

달러/원 환율이 최근 지난 2017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온 뒤에도 환율 상승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 수출 부진, GDP 쇼크 등 경기 요인과 배당 시즌에 따른 역송금 수요 같은 시기적 요인, FX스왑 시장 등에서 여실히 드러난 달러 조달의 어려움과 같은 수급 요인이 어우러져 환율이 크게 뛴 뒤 글로벌 달러 강세 무드까지 겹치면서 환율이 추가 상승룸을 가늠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이번주 FOMC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물가 상승률 둔화를 '일시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타격을 입은 뒤 글로벌 달러는 보다 강해졌다.

최근 외환당국이 원화의 지나친 약세에 대해 경계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큰 그림 상 더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인식이 적지 않아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큰 그림에선 혹시 1200원선까지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들을 갖고 있다. 여차하면 롱으로 달려들 듯한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지금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에서 최근까지 강했던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 글러벌 달러 강세 무드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달러/원의 상승 룸은 더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씨티은행은 "파월 의장은 물가 둔화를 일시적 요인 탓으로 돌렸으며, 중국의 4월 경제지표들이 부진을 보였다"면서 "미국 달러화가 5월중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에 그쳤다. 이는 전월치(50.5)와 예상치(50.4)를 모두 밑도는 수치다. 같은 달 차이신 제조업 PMI도 50.2로, 전월치(50.8)와 예상치(50.9)를 모두 하회했다.

국내적으로는 경기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여전한 가운데 한은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지는 않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내부적 요인만 봐도 지금 상황은 경기 침체와 금리 인하라는 원화 약세 요인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면서 "1200원 언저리까지는 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가파르게 오른 달러/원과 지나치게 강해진 글로벌 달러, 달러 강세 한계 있다?

다만 최근 환율 상승세가 워낙 가팔랐기 때문에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있는 데다 달러 강세가 마냥 이어질 수는 없다는 진단들도 적지 않다.

달러가 더 강하기 위해선 미국과 비미국간의 경기가 차별화를 지속해야 하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낮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또 글로벌 안전자산선호 강화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아울러 달러 자산의 가격 메리트가 있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다만 3월 이후 진행된 강달러 국면 속에 미국 주식과 채권 등 미국물들의 강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져 달러 표신 자산들에 피로가 쌓였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투자자들 입장에서 환 헤지 비용을 고려한 미 국채 10년 기대수익률은 역사적으로 가장 낮다. 유로화를 달러로 헤지한 후 미 국채를 매입할 경우 기대수익률은 -0.74%, 엔화를 헷지하면 -0.44%에 불과하다"면서 달러자산으로의 쏠림이 이미 지나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정상회담 일정이 잡히면 그간 피해를 입어온 국가들의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FOMC가 금리인하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 지속에 대한 기대가 강화된 것도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봤다.

그는 "물가 상승률 둔화의 근거로 자산운용 수수료, 의류, 항공료 등 일회성 요인들이 거론됐지만 이들이 PCE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불과하다. 일회성 요인이 사라진 뒤에도 물가회복이 더디면 금리인하 베팅은 다시 재개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등했지만 일단 4월 배당 시즌을 넘긴 가운데 글로벌 달러가 그간의 강세 분위기를 얼마나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봐야 한다.

아울러 국내적으로 수출 부진 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나빠지는 속도는 더뎌지고 있는 만큼 경제지표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2년 남짓한 기간 중 가장 높아진 환율 수준을 감안해 외국인의 한국물 투자가 강화되면 환율 상승 흐름이 제어될 수 있다.

최근 환율이 급등한 구간에서 외국인은 국내 주식 순매수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외국인은 4월부터 현재까지 국내 주식을 2조8천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채권은 9천억원 남짓 순투자하고 있다.

■ 당분간 환율 변동성 지속될 수 있는 국면

최근 환율이 크게 오른 이유를 내부적 요인으로 보면 1분기 GDP -0.3% 등 역성장과 수출의 마이너스 지속, 배당 시즌과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감소 우려 등이 작용했다.

외부적으로는 미국의 상대적 경기 호조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 미국의 이란 압박 강화에 따른 지정학적 우려 등이 작용했다.

또 기술적으로는 환율이 저항선 역할을 하던 1140원대 중반을 딛고 오름세를 구가하는 있는 데 따른 심리적 쏠림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환율 상승 모멘텀이 살아 있는 만큼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점과 이미 많이 올라 온 만큼 일시적 오버슈팅 이후 다시 하향 안정될 것이란 진단이 맞서고 있다.

아무튼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는 국면이어서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들이 나온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5~6월도 환율 변동성이 클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연준이 금리 인하 기대감을 차단한 가운데 이탈리아 경기 우려나 유럽 정치의 혼란 등 유럽변수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국내 펀더멘털도 2분기부터는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달러/원은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될 듯하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금리인하 기대 등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도 환율 흐름은 계속 주목을 받는다.

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환율 고공행진이 물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자본유출에 대한 불안을 부추길 수 있어 금리 인하 기대감과는 배치되는 측면도 있다"면서 "경기가 안 좋더라도 환율이 계속 불안하면 한은이 금리 인하로 돌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강남 부자들 사이에 화폐개혁이나 세컨더리 보이콧과 같은 납득하기 쉽지 않은 루머가 거론되면서 달러를 사재기하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한다.

최근 환율 급등 분위기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소문이 겹쳐져 나타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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