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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 골디락스(?) 지표와 주목받는 연준 스탠스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4-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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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올해 1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는 4년 만에 최고치였다. 소비가 둔화했지만 무역수지 개선과 재고 증가가 이를 상쇄했다.

지난 주말 미국 상무부는 1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전기비 연율 3.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대 초중반 정도를 나타낼 것이란 시장의 예상을 웃돈 것이며, 지난해 4분기의 2.2%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개인 소비지출(PCE)이 1.2%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수출은 3.7% 증가했다. 수입은 3.7% 줄며 순수출은 1분기 GDP에 1.03%p 기여했다.

성장률 수치 못지 않게 물가지표가 주목을 받았다. 예상을 웃도는 성장률과 예상을 밑도는 물가 흐름이라는 골디락스 성격의 지표가 나타나 적지 않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1분기 PCE 가격지수는 전기비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에는 1.5% 오른 바 있지만, 상승률이 이 때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1.3% 올라 4분기 1.8%보다 오름세가 둔화했다.

■ 미국 성장률, 놀라운 수치 보이며 침체 우려 떨쳐..민간소비 등에선 둔화 조짐 나타나

성장률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골디락스 지표가 나타나자 미국 금융시장에선 주식과 채권가격이 동시에 올랐다.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낮은 물가 속에 금리가 오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5%를 뚫고 내려가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11일 이후 처음으로 2.4%대에 살짝 발을 걸쳤다.

미국채 시장과 외환시장은 낮은 물가 상승률에 주목하면서 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로 반응했다. 아울러 성장률 헤드라인의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내용 측면이 향후 성장률 둔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시선들도 적지 않았다.

우선 미국 성장률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둔화된 게 두드러졌다. 작년 4분기 2.5% 증가한 뒤 이번엔 1.2%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성장 기여도는 1.7%p에서 0.8%p로 떨어졌다.

민간의 재고투자가 성장에 기여한 부분이 지나친 부분이 있어 이 부분이 향후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도 보였다. 민간 재고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0.1%p에서 0.7%p로 크게 확대됐다. 2분기엔 재고 소진 영향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민간소비와 고정자산투자 증가세가 큰 폭 둔화된 대신에 순수출 성장기여도 개선, 정부지출 증가 반전 등이 성장세를 주도 했다"면서 "재고투자는 3분기째 늘어나며 부담이 누적됐다"고 지적했다.

정부 지출의 경우 지방정부가 고속도로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에 힘을 쏟으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 향후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GDP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은 1분기 GDP에서 재고투자와 정부지출을 제외하더라도 2.1%의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해 경기 침체 우려를 덜어내기엔 충분했다"면서 "2분기에 재고소진으로 성장률은 둔화되겠지만, 올해 성장률 2%대 중반은 충분히 달성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성장률이 체력을 웃도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수치는 낮아질 수 있음을 여러 지표들이 시사하고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남경옥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GDP 지표에서 외관상 수치가 높아 경기후퇴 우려는 완화됐지만 소비, 투자, 부동산 부문은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면서 "2분기까지는 성장세를 지속한 후 점차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간 스탠리의 엘런 젠트너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의 놀라운 성장률은 순수출과 재고 효과 때문"이라며 "1분기 성장을 견인한 요인들은 이후엔 둔화를 시사해 성장률은 2분기에 1.1%로 낮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변동성이 높은 대외 부문과 재고증감을 제거해서 미국 내수 수요의 강도를 측정하는 최종 내수판매는 전기비 연율 1.4%에 그쳤다. 이 지표는 실제 GDP보다 변동성이 작고 중장기적인 GDP 추세를 잘 설명해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에 발을 담고 있는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엔 GDP 결과를 높게 평가하면서 경기 낙관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3.2% 성장이 올해 지속 가능하다"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성장률 수치가 하락 압력을 받았음에도 양호한 수치를 확인했으며 1분기 GDP는 블록버스터급 호조"라며 향후 수치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GDP 서프라이즈보다 물가 서프라이즈에 관심 둔 시선들

GDP 성장률 서프라이즈에도 미국 행정부에선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해 관료들이 물가가 낮은 이 때를 통화완화의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분기 성장률 호조에도 연준이 여전히 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커들로는 CNBC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지만, 물가는 떨어지고 있다"면서 "연준은 이를 주시해야 한다"는 훈수를 뒀다.

금융시장의 적지 않은 사람들도 높은 성장률 수치에 비해 낮은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주시하고 있다. 연준도 낮은 물가 상승률에 신경을 더 쓰는 쪽으로 스탠스를 변화시킨 만큼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

노무라증권의 루이스 알렉산더 이코노미스트는 "GDP의 업사이드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코어 인플레이션은 1분기에 둔화됐다"면서 "전년비로 보면 코어 PCE 인플레는 지난해 초 2% 타겟을 터치한 뒤 작년 12월엔 1.8%를 기록했으며 올해 3월엔 1.6%로 둔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노동시장은 지속적으로 타이트닝됐지만 파월 의장은 코어 인플레이션가 감속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 FOMC에선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회의인 가운데 파월은 다시 인내심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물가 상황이 연준의 입장을 좀더 완화적으로 이끌지 주목된다.

알렉산더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이 3월 회의에서처럼 '인내심 메시지'를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더 낮아진 코어 인플레는 통화정책이 너무 타이트한 것 아닌지에 대한 논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GDP 발표 뒤 금리인하를 바라는 듯한 자신의 의중을 트윗글을 통해 알렸다. 그는 물가 압력이 상당히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는 "1분기 실질 GDP는 연율 3.2% 성장해 기대나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far above)"면서도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다'(VERY LOW)는 점"이라고 거론했다.

트럼프는 인플레이션이 낮게 나온 부분을 '대문자'를 통해 강조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렸다. 다만 사람들이 주말 지표에 대해 취사선택해 주관적으로 해석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어서 연준 스탠스를 확인할 필요성도 거론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 GDP 지표가 정말 골디락스인지는 모르겠다. 사람들이 성장률과 물가 등 발표 내용 중 자신이 원하는 쪽을 강조하고 있는 느낌도 든다"고 밝혔다.

자료=국제금융센터

자료=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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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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