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에서 물러나 노후에 접어드는 세대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근로소득이 끊긴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고민은 그동안 모아둔 자산을 어떻게 활용해야 남은 노후를 잘 보낼 수 있을까다.
일반적으로 자산은 불릴 때보다 인출할 때 고려할 요소가 많은데, 특히 노후소득 마련을 위해 자산을 인출할 때는 노후 삶의 질과 직결되는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노후소득원 구상할 때 필요한 7가지 목표
스탠포드 장수연구센터는 은퇴자가 노후소득원을 구상할 때 갖는 7가지 목표를 이야기했다. 이는 노후 소득원이 갖춰야 할 조건이자 은퇴자가 다양한 노후소득원의 장단점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첫째는 장수 위험에 대한 대비다. 노후소득이 사망시점까지 계속 발생하고 은퇴자가 죽기 전 자산이 먼저 고갈되지 않아야 한다. 장수 위험에 가장 잘 대비할 수 있는 노후 소득원은 국민연금과 종신연금보험, 주택연금이다.
채권의 이자수익이나 부동산 임대소득도 은퇴자의 사망과 관계없이 소득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살아있는 동안 노후소득이 끊기지 않을까 우려된다면 노후소득원 구성 시 연금상품이나 인컴형 자산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 심현정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연금연구센터 선임연구원
근로소득을 통해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모아둔 자산의 인출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자산의 인출을 늦추면 추가적인 운용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노후소득 필요기간이 짧아지므로 더 많이 인출할 수 있다.
셋째는 비상여유자금의 확보다. 갑작스럽게 목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노년기에는 중증질환수술이나 장기간병 등 의료비가 증가하는데, 이는 정기적인 노후소득으로 충당하기 어렵다.
노후자산을 한 계좌에 모아두고 특정 방식(정액, 정률 인출 등)을 통해 인출하는 프로그램인출(SWP)은 언제든 남은 자산에 접근할 수 있어 은퇴자 자산활용에 유연성을 준다.
넷째는 자산의 성장가능성이다. 노후에는 자산이 불어나기보다는 인출로 인해 소진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아직 인출되지 않은 목돈을 체계적으로 운용한다면 인출을 하면서도 자산을 불릴 수 있다.
다섯째는 소득하락 위험 방어다. 경제상황이 악화되더라도 노후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방어해야 한다. 특히 노후 필수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한 목적의 노후소득원은 이 목표의 달성이 중요하다.
최저 연금 지급액이 정해진 종신연금보험이나 주택연금의 경우 소득하락 위험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섯째는 상속 가능성이다. 본인 세대에서 자산을 모두 소진하지 않고 자녀에게 남겨주고 싶은 은퇴자라면 노후소득원을 고를 때 상속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부동산 임대소득이나 채권 이자 등 인컴형 자산의 경우 자산의 원본은 보전되기 때문에 상속이 가능하다.
일곱째는 활용 용이성이다. 이는 은퇴자들이 은퇴소득원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퇴소득원은 지나치게 복잡해서는 안되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의 필요가 크지 않게 구성하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인지능력의 감퇴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서다.
하지만 이 7가지 목표를 단번에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노후소득원은 없다. 따라서 각기 다른 목표를 충족시킬 수 있는 노후소득원을 조합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좋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심현정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연금연구센터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