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민기식 DGB생명 사장, IFRS17 대비 안정성 과제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9-02-11 00:00

방카슈랑스 채널 존재감 회복 부심
‘디지털 잘 하는 보험사’ 도약 의지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사진: 민기식 DGB생명 사장

△사진: 민기식 DGB생명 사장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DGB금융지주의 다른 경쟁 지방지주와는 달리 보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이점으로 꼽힌다.

DGB금융지주의 보험 계열사는 지난 2015년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해 출범시킨 DGB생명보험이다.

당시 DGB금융지주는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함으로써 전국구 금융지주로 발돋움하기 위한 승부수로 DGB생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계열사 최초의 전문경연인 대표이사인 오익환 사장을 선임한 결과, DGB생명은 출범 직후 190억 원의 당기순이익으로 흑자전환하며 그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DGB생명은 ‘반짝 흑자’를 거둔 이후로는 매 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두며 DGB금융지주의 표정을 어둡게 했다.

DGB금융지주가 발표한 지난해 3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DGB생명은 지난해 5억 원의 순이익만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75%나 급감한 규모다.

우리아비바생명 시절에는 전국권 보험사였던 DGB생명이 DGB금융지주의 품에 안기면서 사실상 대구경북에만 기반을 둔 지역보험사로 전락해 영업력이 약화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설계사와 지점 수가 대폭 감소하면서 보험업의 기반인 ‘영업’의 기반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DGB생명의 수입보험료는 지난 2015년 9221억 원에서 2016년 8547억 원, 2017년 8002억 원으로 꾸준히 줄어왔다. 일각에서는 DGB생명이 2015년 190억 원의 흑자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를 구조조정을 통한 사업비 절감 효과에 불과했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DGB금융지주는 DGB생명의 새로운 수장으로 김경환 전 대구은행 부행장보를 선임했다.

그러나 김 전 사장은 40년간 은행에만 몸을 담아왔기에 보험업 경력이 전무한데다 임기가 1년에 불과해 단기간에 성과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세간의 평이 대부분이었고, 그 우려대로 1년간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채 임기를 마쳤다.

복수의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다른 금융업도 아니고 생명보험업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임원진을 꾸려야 하는 업종”이라며, “1년이라는 임기는 업무 파악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DGB금융지주는 2019년 임원인사를 통해 DGB생명의 새로운 수장으로 민기식닫기민기식기사 모아보기 전 푸르덴셜생명 부사장을 영입하는 강수를 뒀다.

민 사장은 DGB생명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지난 2월 1일 주주총회에서 DGB생명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민 신임 사장은 서울 환일고등학교 및 연세대학교 수학과를 거쳐 1988년 대한화재 손해보험에 입사했다. 1991년 푸르덴셜생명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미국 푸르덴셜 연금사업부와 푸르덴셜생명 부사장을 역임했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국내외업계 경험이 풍부하고 생명보험업 이해도가 높은 민기식 내정자는 면접과정을 통해 전략적 방향성과 그룹 시너지 정책 등에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전국을 대상으로 획기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위한 적임자라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DGB생명의 상황이 여러모로 순탄치 않은 만큼, 보험업 경력이 많은 신임 사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전하는 한편, “특히 민 사장은 마케팅과 경영 전략 등에서 경력을 쌓았기에 무엇보다도 DGB생명에 중요할 ‘방향 설정’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제자리걸음’ DGB생명 지급여력비율, 재무건전성 확보 시급

보험업계는 오는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자본확충과 체질개선 작업에 여념이 없다.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의 부채가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받게 되면서 보험사들이 준비해야 할 책임준비금의 규모가 커진다.

이에 모든 보험사들은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신종자본증권 발행에서부터 영업조직 축소, 구조조정 등 유례없는 광폭 행보로 분주한 상태다.

지방 거점 생명보험사인 DGB생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들은 2015년에만 두 차례에 걸쳐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16년 역시 200억 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며, 2017년에도 55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두 차례 발행했다. 이어 2018년에도 500억 원 규모 후순위채를 재차 발행했다. DGB생명 출범 이후 발행한 후순위채만 해도 1800억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분기 기준 DG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79.3%에 불과했다.

지급여력비율이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해당 비율이 100%라는 뜻은 모든 가입자들에게 일시에 모든 보험금을 한꺼번에 지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해당 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179% 수준인 DGB생명의 지급여력 비율은 일견 문제가 될 것이 없어 보이지만, 연이은 자본확충 노력에도 200% 선을 넘기지 못했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이다.

더욱 어두운 전망은 후순위채의 특성상 잔존만기 5년 이후 20%씩 자본 인정액이 차감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무건전성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부분이다.

DGB생명이 보유한 잔존만기 5년 이하의 채권은 200억 원, 4년 이하의 채권은 550억 원, 2년 이하의 채권은 200억 원, 1년 이하의 채권은 300억 원 규모다.

이는 곧 발행된 채권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채권이 자본으로 전량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민기식 DGB생명 사장, IFRS17 대비 안정성 과제
◇ 저축성보험 판매 리스크 우려…방카슈랑스 노하우로 돌파한다

지난해 김경환 전 사장 체제 하에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판매 비중을 높였던 저축성보험 역시 부담으로 다가올 공산이 크다.

지난해 DGB생명의 상품 포토폴리오를 살펴보면 보장성보험의 비중이 상반기 기준 41.8%로 나타난 반면, 저축성보험의 비중은 53.1%로 늘었다.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이 IFRS17에 대비해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큰 폭으로 줄이고 보장성 상품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되는 행보다.

저축성보험은 보험료 규모는 보장성보험에 비해 커서 보험사들의 외형 성장에 도움을 주는 상품으로 통했다.

실제로 DGB생명은 저축성보험 확대의 결과로 3분기 말 기준 2889억 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체제하에서는 책임준비금에 대한 부담이 커 오히려 보험사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같은 제도 변경에 따라 건전성 지표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DGB생명이 택할 수 있는 주된 영업 채널로 ‘방카슈랑스’ 영업이 지목된다. DGB생명은 우리아비바생명 당시에도 우리은행이라는 메이저 은행을 등에 업고 방카슈랑스 영업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현재도 대구와 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한 대구은행에서 방카슈랑스 영업을 강화한다면 영업력을 회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에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주로 판매되던 저축성보험 대신, 최근 보험업계의 트랜드는 방카 채널을 통한 변액보험 및 달러보험 등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변액보험은 책임준비금 리스크가 저축성보험에 비해 적어 생명보험사들의 새로운 성장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DGB생명은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20% 넘게 폭락하는 등 주식시장 환경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가장 양호한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을 거뒀다.

생보업계 ‘빅3’로 통하는 삼성생명 3.32%, 한화생명 3.32%, 교보생명 4.85%를 기록한 반면 DGB생명의 마이너스 수익률은 0.95%로 가장 적은 감소율을 보인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비록 지난해에는 저축성보험 비중이 잠시 높아지긴 했지만, 변액보험을 중심으로 포토폴리오를 재편한다면 IFRS17 도입도 1년 연기됐으니 저축성보험 리스크가 그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을 내놓았다.

◇ 검증된 ‘모바일 고객창구’ 강점…디지털 금융 보폭

올해 DGB금융지주는 디지털금융과 마케팅 강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김태오닫기김태오기사 모아보기 DGB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나서 “신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금융강화와 계열사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 수도권 및 글로벌시장 진출 및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의 기틀을 견고히 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을 정도다.

공교롭게도 보험업계 역시 2019년의 새로운 먹거리로 ‘디지털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각 보험 유관기관장은 물론 모든 회사의 CEO들은 IFRS17에 대비한 영업력 강화의 가장 중요한 교두보로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합성어)’를 지목하고 있다.

DGB생명이 지난해 8월 오픈한 신규 채널인 ‘모바일 고객 창구’는 이 같은 상황에서 지방지주계열 보험사가 가질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DGB생명의 모바일 고객창구는 지난해 스마트앱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스마트앱어워드는 국내를 대표하는 인터넷전문가 3000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단이 2018년 한 해 동안 새롭게 개발되고 리뉴얼한 웹사이트 중 가장 혁신적이고 우수한 곳을 선정해 시상하는 국내 최고 규모와 권위의 우수 모바일 앱 평가 및 시상식이다.

DGB생명의 모바일 플랫폼은 △보험 가입의 모든 절차 및 단계를 모바일로 완결하는 모바일영업시스템(M스마트) △바이오생체인증을 기반으로 모바일 보험계약대출, 사고보험금 청구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모바일 고객창구 △보험계약 서류(청약서 부본, 보험 약관, 보험 증권 등)를 모바일로 전달하는 전자서류전송서비스 △가입한 보험에 대해 모바일로 확인을 진행하는 모바일 완전판매 모니터링서비스의 4가지로 구성됐다.

DGB생명 관계자는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체감한 모바일 보험서비스에 대한 현장의 니즈와 요구가 큰 것에 비해, DGB생명은 물론 보험업계 전반이 그 니즈를 충족시키는 수준은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며, “단계적 개선이 아닌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차별화된 혁신적인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