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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은, 성장·물가전망 모두 낮추며 인하기대 차단 주력..채권시장 발 묶이나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1-2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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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아란 기자

사진=한아란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가 24일 금리 인하와 관련해 확연히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금리인하 기대에 대해 지금 상황과 맞지 않은 바램이라는 입장을 여러차례 보였다.

이날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대부분의 예상대로 전원일치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이 총재는 이날 언론 간담회에서 몇 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논할 상황 아니다"라면서 기대감 차단에 나섰다.

총재는 "지금 현재 금리 수준은 실물 경제활동을 가로막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지표로 봤을 때 지금 수준도 완화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총재는 최근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연준의 스탠스가 도비시해지면서 국내에서도 일부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시각이 있음을 안다면서 이 같이 언급했다.

그는 11월 금리인상의 이유였던 '금융안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계속해서 중시할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그는 "가계부채는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총량 수준과 증가속도 측면에서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가계부채가 금융 시스템의 안정 유지 혹은 대외 평판 등에 있어서 부담이 되는 그런 수준으로까지 누적이 되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런 수준으로 가까이 다가간 것을 우리가 인식 해야한다"면서 "가계부채 누증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것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등 금융시장이 기대감을 과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이 총재는 BIS 총재회의 분위기를 거론하면서 다른 나라 중앙은행수장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소위 실물과 금융의 괴리라는 말을 쓰는데, 미국의 실물 경제는 상당히 견조함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서는 경기둔화 우려를 높게 보고 가격에 반영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잘 알 것"이라며 "BIS 총재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가 됐었다. 시장이 과하게 반응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말했다.

■ 한은 총재 "지금 통화정책 여전히 '완화적'"..경기 비관론도 경계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0.1%p 낮춘 2.6%, 물가 전망을 0.3%p 떨어뜨린 1.4%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의 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이 총재는 '완화적인' 현재의 정책기조를 더 완화적으로 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기에 대한 지나치게 부정적인 인식을 경계하는 듯한 발언도 여러차례 했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지만 전체적으로보면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에 대해서도 "물량은 견조한 증가세"라는 점을 부각시켜 말했으며, 반도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전문 기관들이 하반기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총재는 "최근 들어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경제 또한 성장세가 둔화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일부에서 우려하듯이 급속한 경기둔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지난해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7%나 2.6%정도는 잠재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경기와 물가 전망 수치를 낮추면서도 경기비관론 확산을 막으려는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 성장·물가 전망 동시에 낮춘 한은..발언 강도 낮추지 않은 이주열 총재

금통위 전 이자율 시장에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경기와 물가 전망의 동시 하향 수정을 채권시장 강세 요인으로 봤다. 하지만 시장은 보합권을 크게 못 벗어나고 있다. 오히려 이 총재의 '다소 과도해 보이는' 자신감에 살짝 긴장하는 모습도 있었다.

이 총재가 매파적인 성향을 드러냈다는 평가들이 적지 않았다.

경기와 물가 전망 수치는 낮아졌지만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기대감 차단 의지, 경기에 대해 크게 나쁘지 않다는 인식 등을 보였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전망도 0.3%p나 하향 조정했지만 이 총재는 유가 하락과 정부의 복지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사들이 올해 대체로 2.5% 정도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한은 측은 2.6% 전망이 과도하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규일 한은 부총재보는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한은의 2.6% 성장 예상은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이 수치는 잠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선 한은의 성장률, 물가 전망 동시 하향조정과 한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이 버무려져 시장의 발목을 묶었다는 평가도 엿보였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이 총재의 금리인하를 기대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발언에도 장이 안 밀리고, 성장과 물가 동시 하향조정에도 장이 못 강해진다"면서 "이도저도 아닌 상황 같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딜러는 "물가와 성장 전망을 내리면서 이 총재가 인하를 기대할 때가 아니라고 해버리니 채권시장이 움직이기 곤란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이기 때문에 한은이 경기 자신감을 나타내면서 '질러본'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매수 스탠스로 접근은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도 편치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총재가 금리 인하 결정권이 있으니 당장 3월 내엔 인하 기대감이 없다고 볼 때 지금 금리 수준에서 매수로 대응하기도 사실 버겁다. 총재의 발언을 평가하면 적어도 3월 이내엔 인하 기대감을 갖지 마라는 메시지"라며 "결국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맹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지난 11월 금리 인상의 이유로 제시했던 금융 불균형 문제에 대해 계속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한은도 상당기간 발목이 묶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은은 낮아진 성장률, 그리고 목표를 크게 하회하는 물가 수준에도 현재 금리 수준을 완화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는 섣부른 인하 기대 확산과 이로 인한 금융불균형 누증 발생에 대한 경계감을 쉽게 풀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따라서 한은은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동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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