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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작년 주식 7조 팔고 채권 16조 산 외국인..연초엔 일단 반대 방향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1-1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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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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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 증권시장에서 주식을 7조원 가까이 판 대신 채권은 주식은 판 금액의 두 배가 넘는 15조원대의 순투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이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주식을 6조 6780억억원 순매도한 반면 채권은 15조 6250억원 순투자했다.
지난 2017년엔 주식을 10조 1800억원 순매수하고 채권을 9조 4470억원 순투자해 주식과 채권 모두 10조원 내외로 규모를 늘린 바 있다.

■ 외국인 16~17년 10조 넘게 주식 산 뒤 지난해엔 순매도...작년 12월부터는 매수

외국인은 지난 2016년 국내 주식시장에서 12조 1090억원, 2017년엔 10조 180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한국 상장주식을 지속적으로 순매수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태도를 바꿔서 6조원을 훌쩍 넘는 주식을 팔았다. 이에 따라 2017년 10월 33.9%까지 상승했던 외국인의 투자비중은 2018년 12월 현재 31.4%로 내려왔다. 외국인의 주식 보유비중은 2016년 12월(31.2%) 이후 가장 낮다.

국내 주식시장에선 유럽 쪽 자금이 많이 빠졌다. 지난해 영국 자금이 8조8070억원 이탈했고 룩셈부르크에서도 1조3950억원이 빠져 나갔다. 미국 자금이 7조 3160억원 들어왔으나 2017년(13조2160억원 순매수)엔 못 미쳤다.
이런 가운데 연준 정책과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힘을 발휘했던 시기에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지난해 2월 3조 9610억원 순매도한 뒤 10월엔 이보다 많은 4조 6380억원을 순매도했다.

작년 2월엔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라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에 외국인 자금이 크게 빠져나갔다. 당시만 해도 금융시장에선 미국이 2회, 많아야 3회 정도 금리를 올릴 것으로 봤지만, 연준은 지난해 4회 금리를 인상했다.

10월엔 미중 무역분쟁 이슈와 파월 의장의 '중립금리까지 한 참 남았다'는 발언이 겹쳐 외국인 주식 매도를 촉발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연준 이슈는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 주식투자를 줄인 주요한 재료였다. 하지만 11월 들어 파월 의장은 ‘딴 사람’이 됐으며, 미중 무역분쟁 이슈도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이 다소 원기를 회복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는 11월 360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고 12월엔 1160억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서는 외국인은 일단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 외국인 15조 넘는 채권 순투자..재정거래 등으로 단기물 투자비중 급증

지난 해 외국인 채권매수는 크게 늘었다. 외국인은 한 해 동안 15조 6250억원의 국내 상장채권을 순투자(매수-매도-만기상환)했다.

이는 2017년의 9조 4470억원 순투자 때보다 6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 상장채권 보유규모는 2017년 98조 5480억원에서 113조 797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외국인은 국채에 8조 5060억원, 통안채에 7조 1850억원 순투자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9~10월에만 국내 채권 보유규모를 줄였다. 이후 11월엔 4830억원, 12월엔 1조 4790억원을 순투자했다.

다만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채권매수가 재정거래 용도 등으로 많이 이뤄지다보니 단기 채권비중이 크게 늘었다.

외국인 보유 채권 중 1년 미만 채권의 비중은 2017년 12월 28.0%였으나 작년 12월엔 33.7%로 6%p 가량 급증했다. 대신 1~5년 구간 비중은 43.7%에서 40.9%, 5년 이상 구간 비중은 28.3%에서 25.4%로 줄어들었다.

■ 올해 주식시장 외국인 매수 우위..주가안정 위해선 달러약세 좀더 가시화돼야

올해 들어서 외국인은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7천억원 가까이 순매수를 보이면서 12월에 이은 매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둔화, 미중 무역분쟁이 누그러지는 분위기 등이 외국인 매수에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보인다.

국내 수출을 지탱해왔던 반도체 초호황기가 끝나가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걱정도 커졌지만, 일단 미중 마찰 감소 등을 이유로 외국인 매도 흐름이 일단락될 가능성을 보기도 한다.

삼성전자 주가는 2017년 10월 5만 7천을 넘기기도 했지만 올해 초엔 3만 6천원대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악재를 이미 상당히 반영한 것 아니냐는 인식도 적지 않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꾸준히 팔았지만, 12월부터는 조금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 같다"면서 "국내 기업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나 반도체에 대한 걱정 등은 가격에 상당히 반영돼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중국의 무역관련 데이타가 작년 말로 갈수록 나빠지는 등 무역분쟁 여파도 나타나는 데다 외국인 역시 매수로 전환했다고 보기 일러 여전히 조심스럽다는 진단도 많다.

장기기관의 한 주식매니저는 "판단이 상당히 어려운 장"이라며 "종목별 대응이라면 모를까 여전히 현금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게 나은 장세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올해 들어 국내 현물 주식을 좀 사긴 했다. 하지만 오전에 선물을 7천개, 즉 5천억원을 파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이 국내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지 판단하기 어렵고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주식 투자자들은 우선 해외 쪽에서 좀 더 훈풍이 불어오길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우려, 국내 성장 둔화 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모습도 보인다.

특히 국내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등이 컸기에 국내 기업들의 실적을 봐야 하고 브렉시트 , FOMC 등 대외 이슈까지 확인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외인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좀 들어오긴 했다"면서 "신흥국 주식형 펀드 전반으로 패시브 자금들이 좀 들어온다. 이런 물줄기는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단 국내 주식시장은 지금이 '중립'이라고 본다. 연준 스탠스, 미중 무역분쟁, 달러 방향 등이 관건인데,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게 이 쪽에서 시그널이 더 강해져야 한다. 현재 중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크고 지표들도 상당히 안 좋지만, 악재들은 다 노출이 된 상황이다. 달러 약세 방향만 강해지면 주가는 단기 반등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매니저는 "올해 들어 외인도 주식을 공격적으로 팔지는 않고 주가지수는 바닥은 다지려고 하고 있다. 그렇다고 바로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실적 시즌과 FOMC를 보낸 뒤 주식시장 분위기 전환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국인 올해 들어 국내 짧은 채권 매도 두드러져..재정거래 물량 차익실현 등 작용

올해 들어서 외국인의 채권 순투자는 상당폭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만기분 재투자 여부 등이 남아 있지만, 올해 외국인의 채권 순투자는 3.1조원 이상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통안채 순투자규모는 -1.4조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통안채를 소폭 순매수 중인 가운데 재투자 여부 등을 봐야 한다.

일단 외국인의 적극적인 국채 매도가 눈에 들어온다. 외국은 올해 들어 1.8조원 수준의 국채를 순매도했다. 순투자 규모도 이 수준 근처의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들의 국채 매도는 5년 이하 구간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1년 내외 구간이나 만기가 더 짧은 채권들은 1조5천억원 넘게 팔았다. 5년 내외 구간 채권도 7천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대신 7년~10년 내외 구간 채권은 5천억원 이상 매수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채권 매도는 차익거래 정리 성격이 강해 시장에 수급적 충격을 주는 데엔 한계도 있어 보인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재정거래로 들어온 외국인 자금의 차익실현 등으로 외국인들의 단기구간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긴 구간과 짧은 구간 매매 주체는 다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 들어서 달러 펀딩이 글로벌하게 좋아지고 있다. 과거 단기물 상황을 보면 라이보 플러스 30bp, 40bp인 상태에서 국내에 들어오면 70bp씩으로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펀딩 스프레드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초 외국인의 단기 구간과 5년 구간 내외 채권 매도 모두 이 같은 자금 사정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본다. 지난해 글로벌 자금상황이 좋았지만, 우리의 달러 수요가 워낙 많았다. 올해 들어서는 우리나라도 달러 자금이 풍부해지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은행의 한 스왑딜러는 "최근 외국인의 단기국채 매도 등은 재정거래의 차익실현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FX스왑도 지난 금요일을 기점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이럴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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