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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성장·분배 이분법 벗어나자" 강조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18-12-27 11:00 최종수정 : 2018-12-27 14:29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이제는 ‘성장이나 분배냐’하는 이분법적인 선택의 담론에서 벗어나자. 성장과 분배는 서로 대립하는 이슈가 아니라 둘 다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다. 실제로 달성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박용만닫기박용만기사 모아보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7일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박 회장은 "(2018년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로 진입하였고, 3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공존공영의 전기를 마련했다"면서도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좋지 않고, 저성장과 양극화 등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을 치유하고 중장기 하향세를 바꿀만한 물꼬를 트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2019년은 ‘변화의 추동력’을 높여 성과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업부터 시대 흐름에 맞게 능동적으로 변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노동과 자본의 양적 투입을 늘리는 기존 방식은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맞지 않다며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을 구축하고, 기업문화 또한 선진화하는 풍토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정부에게는 법∙제도 등 플랫폼을 시대 흐름과 맞게 고쳐 나가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한 배경에는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쪽에 힘을 실어주는 제도와 시장생태계의 뒷받침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사회 안전망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혁신의 흐름이 거센 상황에서 생존 문제를 개인에게만 맡긴다면 경제 전반의 둔화로 지속적인 혁신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근로자들의 전직과 실직 지원, 소외 부문에 대한 배려 등을 적극 강화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수혜자들에게 직접적인 분배 효과를 줄 수 있는 정책이 설계되어야 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성장과 분배는 서로 대립하는 이슈가 아니라 둘 다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며 "통합적인 관점에서 현안들을 조망하면, 좀더 현실적인 해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낡은 규제 시스템이 신산업 출현을 방해해 일자리 기회 창출에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취약한 사회 안전망은 실직에 대한 공포를 키우고 노사 관계 발전을 막는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풀어야 할 문제가 명확하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2019년에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현안들에 대해 실질적 변화를 체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서울상공회의소 회장 2019년 신년사 전문>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국민과 회원사 임직원 여러분들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지난해는 우리경제에 희망과 아쉬움이 교차한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로 진입하였고, 3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공존공영의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좋지 않고, 저성장과 양극화 등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을 치유하고 중장기 하향세를 바꿀만한 물꼬를 트지 못한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019년은 ‘변화의 추동력’을 높여 성과를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원인과 해법은 상당부분 나와있다고 생각합니다. 폐쇄적 규제환경, 낮은 생산성, 미흡한 사회 안전망 등에 대한 해법을 실행에 옮겨 미래성장의 원천과 국민 삶의 질을 한단계 높여야 합니다. 이러한 일들을 하루아침에 이루기는 어렵겠지만, ‘단기적 논란’에서 벗어나 중장기 추세로 ‘관심을 전환’하는 일부터 시작해, 미래 성장을 일으킬 ‘용기있는 변화의 걸음들’을 차근차근 내딛으면 좋겠습니다.

기업들부터 시대 흐름에 맞게 능동적인 변신을 이루겠습니다. 노동과 자본의 양적 투입을 늘리는 기존 방식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더 이상 맞지 않습니다. 시장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남보다 먼저 창출하려면 개방의 폭은 넓히고, 융합의 문턱은 낮춰야 합니다.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agile)을 구축하고, 기업문화 또한 선진화하는 풍토를 만들겠습니다.

우리 기업들을 둘러싼 ‘법∙제도 같은 플랫폼(platform)’도 시대 흐름에 맞게 고쳐 나가면 좋겠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한 배경에는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쪽에 힘을 실어주는 제도와 시장생태계의 뒷받침이 있습니다. 우리도 규제를 포함한 법과 제도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꿔 기업으로 하여금 경제·사회적 효용을 창출하는 시도가 활발히 일어나도록 해야 합니다.

‘사회 안전망 강화’ 역시 반드시 필요한 ‘국가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변화와 혁신의 흐름이 거센 상황에서 ‘탈락 위험’을 개인 책임으로만 맡겨 둔다면 경제 전반의 신진대사가 저하되고, 지속적인 혁신도 담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근로자들의 전직과 실직 지원, 소외 부문에 대한 배려 등을 적극 강화해 ‘경제의 포용성’을 살려가되, 그 운영에 있어 ‘민간의 비용’ 부담을 늘리기 보다는 수혜자들에게 ‘직접적인 분배 효과’를 줄 수 있도록 관련 정책들이 설계되면 좋겠습니다.

‘성장이나 분배냐’하는 ‘이분법적인 선택’의 담론에서도 이제는 벗어나면 좋겠습니다. 성장과 분배는 서로 대립하는 이슈가 아니라 둘 다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이고, ‘실제로 달성 가능하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성장은 ‘기업 투자’를 늘리고, ‘국가 재정’을 늘리는 데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이는 ‘복지 재원’으로도 활용 가능한 만큼 ‘분배 문제’ 해결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통합적인(holistic) 관점에서 현안들을 조망하면, 좀더 현실적인 해법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일자리, 노사 관계, 신산업, 서비스업, 사회 안전망 등 여러 과제들이 있지만, 그 근인들은 서로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낡은 규제 시스템은 혁신 기회를 막고, 이는 신산업 출현을 방해해 일자리 기회 창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취약한 사회안전망은 ‘실직에 대한 공포’를 키워 고용 경직성을 강화시키고, 이는 노사 관계의 발전을 막는 원인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슈별로 관련된 경제-사회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그 근인들에 대한 개선책들을 총체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접근법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풀어야 할 문제가 명확하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경제주체들이 마음을 모아 올바른 선택을 내리고, 선택된 대안들을 서둘러 실행에 옮겨 가면 좋겠습니다. 올 한해, 한국경제의 구조적 현안들에 대해 실질적 변화를 체감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2019년 1월 1일

대한‧서울상공회의소 회장 박 용 만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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