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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이주열 한은 총재 '2018 BOK-BIS 공동컨퍼런스' 개회사

장태민

기사입력 : 2018-11-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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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개회사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한국은행과 BIS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컨퍼런스에 참석하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특히 기조연설을 해주실 독일연방은행 Emanuel Mönch 연구원장님, 바쁜 일정으로 인해 부득이 내일 컨퍼런스에 합류하시는 BIS의 Agustín Carstens 사무총장님과 신현송 조사국장님께도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컨퍼런스의 모든 발표자와 토론자 분들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 2016년 BIS 아시아사무소는 그동안 크게 성장한 아태지역 채권시장의 역할을 평가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연구주제로 제안하였습니다. 역내 중앙은행들로 구성된 BIS 아시아지역협의회(Asian Consultative Council)는 동 주제가 매우 시의적절하다는 평가와 함께, 소속 직원들이 연구과제에 참여토록 하는 등 동 연구를 적극 후원해 왔습니다. 지난해 9월 중간발표와 토론회를 거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연구결과를 오늘 컨퍼런스에서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전 아태지역에서는 채권시장의 발전이 미흡하여 금융중개에 있어 단기 은행차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내외 충격으로 은행차입의 롤오버(roll-over)가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였습니다. 이에 각국은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견실한 금융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역내 채권시장은 그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유동성이 제고되었으며 개방도도 높아지는 등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아태지역 채권시장의 발달은 크게 두 가지 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첫째, 채권시장의 발달은 금리중심의 통화정책 운영체계가 원활히 정착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채권시장은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조정 효과가 실물경제로 전달되는 가장 중요한 파급경로 중 하나입니다. 중앙은행은 시장에서 형성된 기간별 채권금리를 통해 시장의 기대와 정보를 신속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둘째, 외국인 채권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단기 은행차입과 주식투자에 의존하던 외자유입 경로가 다양화되었습니다. 외국인 채권자금의 상당부분이 달러화표시 채권이 아닌 발행국가 통화표시 채권에 투자되고 있는 데다 장기투자 성향도 높기 때문에 유입되는 외자의 안정성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태지역 채권시장의 발달이 또다른 어려움을 야기하기도 하였습니다. 먼저 외국인 투자자의 역내 채권 보유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채권금리가 자국의 경제상황이나 통화정책 외에도 글로벌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간 대거 유입된 외국인 채권자금이 대규모 유출로 반전될 경우 금융・외환시장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최근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지속,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글로벌 여건의 급격한 변화로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들에서 상당한 규모의 자본이 유출되면서 주가 및 환율은 물론 금리까지 변동성이 확대되었습니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아태지역 채권시장 발달은 금융시장 발전과 정책운용에 있어 많은 긍정적 기여와 함께 적지 않은 부담을 동시에 초래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태지역 국가들이 금융・경제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대외 충격으로 인한 자본유출입 확대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제 전반의 복원력을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경상수지 개선, 외환보유액 확충, 환율 유연성 확대 등을 통해 대외리스크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여나가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금융안전망 확충을 위한 국제공조를 지속해야 합니다. 아태지역 국가들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아시아 채권시장 이니셔티브(ABMI), 아시아 채권기금(ABF) 등을 통해 역내 금융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아시아 역내 차원뿐만 아니라 IMF・BIS 등 국제기구와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을 위한 협력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채권시장 투자자 다변화, 회사채 시장 활성화, 발행・유통 제도 선진화 등 시장의 하부구조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계속 기울여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채권시장의 규모(depth)와 유동성(liquidity)을 확대함으로써 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컨퍼런스에서 발표될 논문에는 아태지역 채권시장의 발전 과제 외에도 글로벌 위험선호 변화가 신흥국 자금흐름에 미치는 영향, 국채시장 수익률 결정 요인, 이자율기간구조와 거시변수간 관계 등 최근의 주요 현안에 대한 연구자들의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오늘 컨퍼런스에서 그간의 연구 성과에 대한 발표와 열띤 토론을 통해 아태지역 금융・경제의 당면한 문제를 풀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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