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5원 내린 1123.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환시장은 미국 중간선거에 주목했다. 선거 결과가 당초 예상과 유사할 것으로 윤곽이 좁혀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17.6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는 소식에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하락 폭을 줄였다.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 시각)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일 성명을 통해 회담이 연기됐다고 밝히면서 “서로의 일정이 허락될 때 다시 회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 연기에 대한 여파로 주식시장에서 남북경협주가 급락하고 코스피는 2070대로 후퇴한 점도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중간선거는 종료됐지만 브렉시트 협상 문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과 미·중 무역분쟁 이슈 등 이벤트 리스크에 의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재개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경기 전망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인상 정당화 코멘트, 유럽의 정치 및 재정 리스크 등 이벤트 리스크들은 연말까지 위험자산시장에 대한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북미 회담 일정이 지연됐다는 소식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을 둘러싸고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연구원은 “오는 3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질 경우 원·달러 환율 하락재료로 작용할 여지는 있다”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이 되더라도 더 이상의 인상은 없다고 하는 재료 소멸 이슈로 인식될 것으로 보여 원 ·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말 1140원에 이르렀던 원·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1120원 초반 수준까지 급락한 점 역시 현재 시점에서 상승 쪽으로 무게를 두게 하는 배경이다.
다만 미 달러화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 연구원은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하면서 상대적으로 달러 상승 모멘텀을 약화시켰다”며 “현재 호황인 미국 경제를 바탕으로 글로벌 자금의 이동이 달러 자산에 주목하고 있으나, 미국 경제 호황이 지속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달러화의 추가 상승 압력은 억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