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미국 증시가 폭락하자 지난 11일 아시아 증시는 충격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급락세가 글로벌 증시로 확산됐다. 미국 증시는 일주일 만에 약 -9%, 국내 또한 약 -10% 하락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이 매파적인 발언을 하면서 금리가 급등하기 시작한 게 급락의 주요인인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주가 레벨에 안도하며 저가 매수세에 나서기보다는 증시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한 채 보수적인 접근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하 연구원은 다음 주에 있을 몇 가지 이벤트에서 시장의 우려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선 증시 급락에 대해 연준과 재무부를 비판하고 나선 도널드 트럼프닫기

하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그가 주가 하락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그의 재무부 비판은 다음 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환율보고서와도 관련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떨어진 주가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굳이 현시점에서 환율보고서 노이즈까지 일으킬지는 의문이라는 설명이다.
둘째, 연준 위원들의 연설이다. 지난달 유가 레벨이 상당히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11일(현지시간) 예상치를 하회하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됐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하락으로 반응했다.
하 연구원은 “CPI가 예상치를 하회한 점은 다음 주 예정된 연준 위원들의 연설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부분”이라며 “연이은 고용지표 호조가 금리 상승의 배경이었는데, 물가지표의 부진은 이를 상쇄하며 금리 인상 근거를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오는 15일에 발표되는 소매판매 또한 예상치보다 낮게 나온다면 목요일과 금요일에 예정된 연준위원들의 연설에서 완화적 스탠스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하나 봐야 할 이벤트는 한국은행 금통위다. 하 연구원은 “정부 인사들이 금리 인상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점과 외국인의 채권 수급에 나타난 변화를 고려해 금리 동결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여전히 보수적 접근이 유효한 상황이지만, 무너진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