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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슈] 통째로 개발된다는 여의도, 과연 가능할까

김성욱

ksu@

기사입력 : 2018-09-26 08:19

서울시장 ‘통개발’ 한마디에 주변지역까지 집값 들썩
정부와 의견차 커 개발 향방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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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성욱 기자] 서울시가 여의도를 초고층 업무·주거지가 어우러진 ‘신도시급’으로 재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 방안에는 용도 변경을 포함해 한강변 학교·기반시설 재배치 등이 포함돼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표 이후 해당 지역은 물론, 인근의 신길동·마포 지역 부동산시장은 수요자에게 소문난 ‘핫 플레이스’가 됐다.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의 의견차가 큰 데다 투자유치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해 앞으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여의도·용산 일대 아파트 “부르는 게 값”

박원순 시장은 지난 7월 10일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난데없이 여의도 개발 청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공원과 커뮤니티 공간을 보장하면서 건물 높이를 상향할 계획”이라며 “아파트 재건축이 진행 중인 여의도를 신도시에 버금가게 만들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여의도 마스터플랜은 여의도와 용산 일대 재개발 계획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큰 틀은 여의도를 새로운 업무와 주거지로 바꾸고, 용산역은 서울역까지 지하화해 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 단지와 쇼핑센터, 각종 광장을 만든다는 것이다. 소규모의 ‘재생’ 위주 정책을 강조하던 박 시장이 직접, 그것도 파격적인 수준의 ‘통개발’을 언급하자 여의도·용산 부동산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도 호가(부르는 값)를 확 높인 것이다. 삼부아파트 135㎡(이하 전용면적)형은 상반기 14억~15억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18억원을 호가한다. 광장 아파트 102㎡형도 7월에만 호가가 1억원 이상 올라 지금은 14억 5,000만~15억원선이다.

박원순표 여의도 마스터플랜에서 촉발된 아파트값 상승세는 여의도·용산을 넘어 인근 마포로까지 확산했다.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마포리버웰 84㎡형은 7월 말 13억 3,000만원(7층)에 팔렸는데, 6월 같은 주택형이 12억 7,000만원에 실거래된 것에 비해 6,000만원 오른 것이다.

실제로 국토부에 따르면 7월 마포구 아파트값은 6월보다 0.56% 상승했다. 이 기간 서울 강북권에서는 최고 상승률이다.

[부동산 이슈] 통째로 개발된다는 여의도, 과연 가능할까


난색 표하는 정부에 서울시도 난감

하지만 정부는 박 시장의 ‘여의도 통개발’ 발언에 강하게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7월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자체가 계획을 수립해도 정부와 협의해야 현실성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중앙정부의 동의 없이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재개발을 추진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박 시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박 시장은 며칠 후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여의도 도시계획은 전적으로 서울시장의 권한”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국토부는 8월 2일 ‘8·2 대책 기반 위에 주택시장 안정에 역점’이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해 주택시장 불안 요인을 사전에 조기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하려면 도시정비법 등 관련법이나 규정을 충족해야 한다”며 “여의도는 특히 (아파트 재건축을 위해서는)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런 일들이 지자체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협조 없이는 여의도 마스터플랜 실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국토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던 도시재생뉴딜사업도 집값 과열 지역에 대해서는 선정을 배제하거나 선정 이후 사업시기를 연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집값이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를 보이는 곳은 사실상 개발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인데, 집값 안정에 대한 정부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집값 불안을 불러올 수 있는 서울시의 여의도 마스터플랜 발표가 늦춰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울시는 당초 이르면 8월 안에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 마스터플랜은 아직 구체적인 발표 시기를 정하지 않았다”며 “국토부와 협의를 해나갈 방침”이라고만 밝혔다.

한편 부동산시장에서는 이번 박 시장의 발언이 개인적 의견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전 서울시장 시절에도 여의도 개발 계획이 해프닝처럼 무산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오 전 시장은 2011년 1월 여의도 11개 아파트단지를 전략정비구역 개발로 땅 용도를 상향조정하고, 70층 복합빌딩 3개 동과 평균 40층 초고층 주상복합을 건설하는 내용의 여의도 전략정비구역 통합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오 전 시장이 추진하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핵심 사업이었다.

그러나 2011년 10월 박원순 시장이 제35대 서울시장에 당선된 이듬해 서울시는 오 전 시장이 발표한 여의도 전략정비구역 통합개발 계획을 폐기했다.

당시 서울시는 “당초 주거지역으로 개발된 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는 것은 전체적인 도시계획상 맞지 않기 때문에 여의도 전략정비구역 개발안을 원점부터 재검토할 것”이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또한 11개 아파트단지 주민들 역시 땅 용도의 종 상향과 고도 제한을 푸는 등의 여러 혜택을 받는 대신 기부채납 비율을 40%로 정한 데 대해 과도하다는 불만을 터뜨렸고 결국 개발 사업이 백지화됐다.

[부동산 이슈] 통째로 개발된다는 여의도, 과연 가능할까


‘여의도·용산 개발’ 성공 위한 ‘큰 그림’ 마련해야

부동산 개발 업계에서는 용산과 여의도 개발이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리적으로 용산과 여의도는 원효대교, 한강철교로 바로 연결된다. 제2의 강남 개발이라는 기대감도 솟고 있지만, 여의도와 용산 개발의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두 지역을 연계할 수 있는 교통망이 필요하다.

88올림픽을 준비를 위해 개발된 강남은 현재까지도 서울 개발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당시에도 도시 개발의 근간이 된 것은 현재의 강남, 당시의 영동지역에 마련되는 신주거·상업 지역과 연결되는 간선도로, 교량, 지하철 2·3·4호선의 개통이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역과 용산역을 함께 개발하면서 여의도와 통합 개발을 해야 한다면 물자와 사람의 이동을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면서 “두 지역을 다른 분절적인 형태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적으로 구상하는 밑그림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성욱 기자 ks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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