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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 7월 차보험 손해율 급증…현대해상 10.2%p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9-03 00:00 최종수정 : 2018-09-06 14:23

전년대비 폭염·태풍 등 재해 빈도 늘어
당국-업계, 보험료 인상률 놓고 샅바싸움

손보 7월 차보험 손해율 급증…현대해상 10.2%p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손해율 상승 등으로 경영악화를 호소하고 있는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인상률과 시기를 두고 금융당국과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손보업계 ‘빅4’로 분류되는 대형사들과 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 등 중형 손보사들의 7월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7.4%를 기록하며 꾸준히 오르고 있는 데다, 8월에도 폭염과 태풍, 집중호우 등이 이어지며 악재가 겹쳐 손보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상반기 자동차보험 실적 ‘먹구름’.. 지난해 반짝 흑자에서 적자로 복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조10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5387억원에 비해 17%(4317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투자영업이익은 3조7271억원에서 4조355억원으로 8.3%(3084억원) 늘었으나, 보험영업손실이 3691억원에서 1조1132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된 것이 감소의 주된 원인이었다.

특히 손보사들의 핵심 상품 중 하나인 자동차보험 영업 손익이 적자로 전환된 것이 뼈아팠다. 지난해에는 폭염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가 적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큰 폭으로 안정됐고, 이에 따라 손보사들은 이례적으로 2162억 원의 이익 시현에 성공했던 바 있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통상 적정 손해율은 77~78% 정도로 책정된다.

지난해 상반기 손보사들은 평균 77.8%의 손해율로 안정적인 수치를 기록했던 바 있다.

자동차보험은 손보사 입장에서는 만성적인 적자를 유발하는 상품이다. 건당 보험금 비중이 크고 정비수가 상승 등의 요인이 겹쳐 보험사 측이 이익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기상 상태가 안정돼 사고율이 크게 지면서 자동차보험이 유례없는 호황을 이뤘다.

이에 정부는 손보사 측에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할 것을 주문했고, 삼성화재를 비롯한 대형사들을 필두로 대대적인 보험료 인하가 단행됐다.

그랬던 자동차보험은 불과 반 년 만인 올해 상반기 31억 원 손실로 적자를 기록했다. 2월 강설과 한파로 사고율이 치솟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보험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손해율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81.7%로 80%를 넘어섰다.

특히 본격적인 폭염, 태풍 등 재해가 시작된 7~8월에는 이보다 6% 이상 높은 손해율이 발생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상황은 더욱 비관적이다.

자동차등록대수 증가율 하락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가계경제가 어려워짐에 따라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사용하는 인구가 늘어 자동차보험의 수요 자체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보험사들이 새로운 활로로 주목하고 있는 온라인 다이렉트 채널에서 과도한 보험료 할인 경쟁이 벌어지면서 오히려 적자 폭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형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중소형사들이 보험료를 내리고, 이에 밀리지 않기 위해 대형사들도 할인에 동참하며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문재인 케어’ 시행에 따른 상급·종합병원 2∼3인실 건강보험 적용 등도 하반기 손해율 상승의 주요 요인이 될 전망으로 지목되고 있다.

해당 개정안이 발효되면 자동차보험으로 청구되는 병원비만 연간 550억 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정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적자를 유발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는 일부 비양심적인 정비업체 및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보험금 누수’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지난해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 규모만 3208억 원에 육박했고, 금감원에 적발되지 않은 보험사기 규모를 포함하면 이 수치는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업계와 함께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교육과 자료 배포 등으로 노력하고는 있지만 모든 보험사기를 단속하기에는 인력적으로나 비용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보험업계는 물론 소비자들 역시 자정 노력을 하지 않으면 보험사기 근절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부연했다.

▲ 각 손해보험사들은 여름철 손해율 상승에 대비해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 = 삼성화재

▲ 각 손해보험사들은 여름철 손해율 상승에 대비해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 = 삼성화재

◇ 7월 상위 6개사 평균 손해율 87.8%.. 8월 포함 시 더 오를 듯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7월 손해율은 86.8%, 현대해상은 88.9%, DB손해보험은 85.4%, KB손해보험은 87.8%, 메리츠화재는 84.5%, 한화손해보험은 90.6%를 기록할 정도로 높게 치솟았다.

DB손해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은 전년대비 최소 6%p에서 최대 10%p까지 오른 손해율에 울상을 짓고 있다.

여기에 7~8월에 접어들며 전국을 덮친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안 그래도 전년 동기대비 높았던 손해율은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8월 들어 제 19호 태풍 솔릭이 전국에 영향을 미치며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에 타격을 입혔으며, 곧바로 이어진 집중호우로 인해 수도권에도 침수 피해가 잇따르는 등 손해율 상승 요인이 산적한 상태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8월 손해율까지 포함하면 현재 수치에서 최소 2~3%p 가량의 추가 손해율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태풍이나 호우 등의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계절적 요인에서 발생하는 손해율 상승의 ‘사이클’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태풍 솔릭의 속도가 느려지고 경로가 동쪽으로 선회하면서 태풍 피해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결론부터 말하면, 태풍 영향은 큰 것이 아니고 자보손해율 사이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이후 월별 손해율 추이를 살펴보면, 2003년 9월 태풍 매미와 2010년 9월 태풍 곤파스를 제외하고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태풍이 미친 영향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태풍 솔릭으로 인해 일시적 계절성 보험금 지급이 발생하겠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요율동향과 이에 따른 손해율 사이클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로 인해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자동차보험에도 XOL(초과손해액재보험)이 도입돼 유지되고 있어 손보사 측의 부담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도 업계 전체로 72시간 내 발생한 자차담보 손해액 중 450억 원 초과금액에 대해 재보험이 가입돼 있다.

삼성화재를 예로 들면 경우 태풍으로 인한 피해액은 100억 원 수준으로 제한돼 당월 최대 자보손해율 영향은 2%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당국-보험업계, 인상률·시기 놓고 갈등

손보업계는 최저임금상승과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등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7~8%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저임금상승은 보험료 산출 기준이 되는 일용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사고 시 보험사가 지급해야 하는 보험료(휴업손해, 상실수익액 등)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 인상돼 일용임금이 5.6% 오르면서, 이에 따른 지급 보험료가 1300억 원 가량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자동차 정비수가 19.5% 인상에 따른 연간 보험 지급액 또한 314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위원회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위원장이 우회적으로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6일 오전 금융위원회 직원들과의 티타임에서 “최근 온라인 전용보험 확산에 따른 사업비 절감 등 인하요인도 있다”며 “실제 (자동차)보험료 인상 여부와 수준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역시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지만, 인상 비율과 시기를 놓고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는 필요한 인상률은 7~8% 수준이지만, 소비자들의 부담과 반발을 고려하면 우선 3~4% 가량이라도 인상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소비자 보호를 천명하고 있는 금융당국은 사업비 절감과 누수 보험금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2%만 인상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면서 의견차가 나타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가 적정 수준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손보사들이 사고나 수리 경력이 있는 불량 매물의 인수를 꺼릴 것이고, 이 경우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보험료가 비싼 공동인수를 이용하게 돼 오히려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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