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헬로(위)와 딜라이브 로고/사진제공=각 사.
23일 유료방송업계와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유료방송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던 CJ헬로가 오히려 다른 케이블TV업체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CJ헬로는 지난 21일부터 딜라이브를 인수학 위해 실사를 시작했다”며 “앞으로 딜라이브의 유료 가입자 수와 시설 등에 대한 평가를 한 뒤 본격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CJ헬로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작년 하반기 기준 13.1%으로, 인터넷TV와 위성방송을 모두 보유한 KT(30.5%),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인터넷TV업체 SK브로드밴드(13.7%)에 이어 3위 수준이다.
만약 딜라이브 인수에 성공한다면 시장 점유율 20%로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여기에 LG유플러스(점유율 10.9%)와의 격차는 더 커진다.
지난 2016년 7월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시도했지만 정부 불허로 무산된 바 있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와 인수합병을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CJ헬로가 딜라이브를 인수한다면 득보다는 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가입자 기준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CJ헬로와 딜라이브 각각 13%, 6%를 보유하고 있어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2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KT를 따라잡을 수 있다"며 "하지만 케이블TV는 IPTV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통신사는 풍부한 자금력을 활용해 공격적 마케팅과 결합할인 경쟁력을 내세울 것이기 때문에 가입자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실현은 큰 이득이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케이블TV 업체 내에서 디지털 전환율이 가장 높은 CJ헬로가 다른 케이블 TV 사업자를 인수하면 오히려 저가 가입자 유입으로 인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 및 새롭게 유입된 아날로그 가입자의 이탈 우려까지 떠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인수 가격에 대해서는 “현재 언급되고 있는 인수가격은 1조3000억~1조4000억 원으로 가입자당 가치 60만 원 수준이다”라며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시도하면서 제시했던 가격인 45만 원보다도 30% 높기 때문에 이 가격대에서는 진행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