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의 박미정 연구원은 “터키 금융시장 패닉 상황은 심리적 요인에 기인한 영향도 커 중앙은행의 조치만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가파른 리라화 절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대폭적 금리인상 등을 기대했으나 일단 조치에서는 배제됐기 때문이다. 금리인상 조치 등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리라화는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리라화 급락 원인의 90%는 심리적 요인”이라며 “중앙은행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를 동결한 7월 24일 이후 시장 심리가 급격히 악화됐으며 전일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설 역시 정책적 대응이 전무한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한국시간 13일 터키 중앙은행은 긴급 시장안정화 조치를 발표했다. 리라화의 가치 급락이 계속되면서 전반적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산된 데 대응한 것이다.
터키 중앙은행은 리라화 유동성 관리대책의 일환으로 시중 은행권에 대한 초단기 유동성 공급 확대 및 담보물 할인율조정 등을 통해 시장 안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외환담보 보증금(Collateral FX deposit) 한도를 기존 72억유로에서 200억유로로 상향 조정하고 리라화 거래에 대한 담보 할인율을 종류와 만기에 따라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필요시 주요 유동성 조절수단인 1주일 레포(repo) 입찰과 함께 전통적인 레포, 예금 판매(deposit selling) 입찰도 91일 만기 내에서 실시할 방침이며, 현재 높은 유동성 수요 등을 고려해 6일-10일 만기 레포 입찰을 1회이상 시행할 예정이라고 박 연구원은 전했다.
외화예금 한도를 현 500억달러에서 상향하는 방침을 고려하며, 상황에 따라 필요한 모든 외화 유동성 관리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을 뿐만 아니라, 은행들의 리라화 지급준비율을 모든 만기에서 250bp 인하하고 비핵심외화부채(non-core FX liabilities) 지준율의 경우 최대 400b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은 터키 중앙은행의 조치가 나온 뒤 즉각 반응했지만, 이내 되돌려졌다. 특히 리라화 환율의 경우 터키 중앙은행 대책 발표 이후 오름세가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등락 지속해 전일 오후 4시 기준 장중 5.9% 상승한 6.106에서 거래됐다.
박 연구원은 “리라화는 장중 추가 절하를 지속했고 아시아 및 여타신흥국 통화 및 증시에도 파급영향이 확대되는 양상이 관찰됐다”고 언급했다.
터키 발 우려에 아르헨티나(-6.6%), 러시아(-6.4%), 남아공(-5.5%)의 환율절하폭이 크게 확대됐으며, 중남미에서는 브라질(-4.0%)과 콜롬비아 (-1.7%) 통화가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주가도 8% 가량 큰 폭 하락했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대만, 일본등 아시아 주식시장도 모두 내림세를 보였다.
한편 박 연구원은 “미국의 브런슨 목사 석방 시한 제시에 터키가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제재 등이 취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관련 불확실성에 따른 신흥국 및 글로벌 금융시장 타격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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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터키의 높은 외화부채 및 유동성 부족 등으로 기업 디폴트 및은행 위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으며 남아공, 러시아 등 여타 신흥국의 전염 가능성 점증됐다”며 “터키는 부채확대에 따른 통화위기 및 정책실기에서 비롯된 유동성위기등에 직면했고, 시장은 기업들의 외화채무 불이행과 그에 따른 은행위기, 경착륙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구수정 기자 crysta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