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본은행(BOJ)이 다음 주 통화정책회의에서 완화 기조를 수정할 가능성이 제기돼, 채권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일본 국채금리가 급등했고 10년물 일본 국채의 경우 하루에 5bp 이상 뛰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영향을 받아 2.9%중반을 넘겼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실적의 지속적인 호조와 양호한 경기회복등을 기반으로 BOJ 출구전략 보도가 나온 것 같다”며 “하지만 여전히 저물가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 등의 조기 출구전략은 금융시장 전반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교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여건을 반영하듯 올 4월부터 BOJ 내부에서도 엇갈리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다는 것이다. 공 연구원은 “BOJ가 당장 출구전략을 구체화할 여지는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통화정책 정상화의 궁극적인 단계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할 여지 역시 매우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통화정책 결정에 앞서 내놓을 올해 경제 전망의 관건인 인플레이션 전망이 이전에 비해 오히려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는 만큼 통화정책 정상화나 출구전략의 개시를 선언할 명분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BOJ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나 인식이 실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경로는 구체적인 중앙은행 차원의 행동 변화보다 금융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형성된 불안 심리가 분출되는 이른바 ‘텐트럼(tantrum)’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빈번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항상 금융시장은 BOJ 내부의 미묘한 정책변화에도 민감하게 움직였다”며 “실제 아베노믹스로 표현되는 지난 2013년 이후 일본 채권시장에서는 실질적인 통화정책 변화와 무관하게 연간 수차례 금리가 단기적으로 급등한 이후 안정을 찾는 흐름들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공동락 연구원은 “이번 통화정책회의의 경우 BOJ가 현행 0%로 설정된 장기금리(JGB 10년 기준) 목표를 0.05~0.10%로 상향하는 방안 정도를 내놓을 수는 있겠으나, 국채 매입 한도를 축소한다거나 기준금리의 변화가 시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BOJ가 국채 금리에 대한 타겟팅을 실시한 이후 JGB 10년 금리의 레벨업이 진행된 2016년 11월 이후 최근까지 평균 금리 수준은 0.05%다.
한편, 이 우려가 글로벌 채권시장에 금리 상승으로 나타나, 국내 채권시장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미중간 통상마찰 때문에 시중금리가 낮게 유지됐지만, 무역이슈가 극심한 재료 노출을 통해 가격변수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줄어, 반대로 금리 상승 압력이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BOJ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에 따른 시중금리의 반등 우려는 실제 재료가 주는 무게감을 훨씬 상회할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전히 본격적인 출구전략 가동, 기준금리 인상 등의 일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번 금리 상승은 단기적인 텐트럼 형태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전략적인 관점에서 이달 말로 예정된 BOJ의 통화정책회의 일정까지는 금리의 변동성 분출 국면에 대비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구수정 기자 crysta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