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분기 영업이익이 278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6.5% 감소했다. 동기간 매출액은 1조6643억원으로 10.3% 줄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째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에 따라 면세 및 주요 관광 상관의 매출이 쪼그라든 탓으로 풀이된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9% 감소한 1조4316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2359억원으로 26% 감소했다. 관광지 로드샵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이니스프리는 영업이익이 29% 줄어들었고, 에뛰드와 에스쁘아는 모두 적자전환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관광객 감소 영향으로 면세채널 및 주요 상권 내 로드샵 매출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 전체 매출에서 뷰티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86%(1조4316억원)로 가장 크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지난 1분기까지 52분기째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6.5% 성장한 1조6592억원, 영업이익은 9.2% 증가한 2837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사드 영향을 빗겨갈 수 있었던 이유는 화장품 외에도 생활용품‧음료로 구성된 ‘삼각 포트폴리오’ 효과로 해석된다. 1분기 기준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체의 66%로 아모레퍼시픽보다 비중이 낮다. 나머지는 생활용품(28%)과 음료(22%)부문이다.
다만 사드 여파에도 불구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은 성장세가 지속된다는 점은 아모레퍼시픽에게 뼈아프다. 1분기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2.1% 증가한 9477억원, 영업이익은 20.1% 늘어난 2120억원을 기록해 아모레퍼시픽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는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인 ‘후’와 ‘숨’ 등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한 데 따른 효과다. 1분기 후와 숨의 중국 내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89% 고성장을 달성했다. 3대 럭셔리 브랜드(후‧숨‧오휘)의 전체 매출은 6112억원으로 25% 증가했다.
내진설계된 포트폴리오와 럭셔리 브랜드의 호조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제쳐 국내 1위를 탈환했다. 아모레퍼시픽이 LG생활건강에게 1위를 내준 건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관련업계는 올해 중국의 사드 보복 완화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 반등에 주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중국은 베이징과 산둥(山東), 우한(武漢)에 이어 충칭(重慶) 지역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사드 해빙의 신호탄을 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