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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새롭게 채워가는 단단한 삶의 밀도

허과현 기자

hkh@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4-04 15:22 최종수정 : 2018-04-04 16:07

[한국금융신문 허과현 기자] 지난해 봄 강남 주부들 사이에서는 때 아닌 강연 검색이 화제가 됐다. 만나는 사람마다 “너 법원장 강연 들어봤니?”가 유행어였다.

다름아닌 부산지방법원 강민구 법원장이 부산법원을 떠나기 전 했던 마지막 고별강연 이야기다. 입소문을 타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이 강연은 급기야 나이가 지긋한 부모세대들이 자녀에게 권하는 인생 최대의 감명 스토리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무엇이 이토록 부모세대에 뒤늦은 감동을 준 것일까? 그것은 컴맹으로 살아가기 답답하고 정신없이 변하는 세태 속에서 막연하던 미래의 모습을 환하게 밝혀줬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동 스토리가 책으로 나와 다시 한번 관심을 모은다.

하루하루 새롭게 채워가는 단단한 삶의 밀도


화제의 명강 ‘혁신의 길목에 선 우리의 자세

2015년 2월 창원지방법원장에서 부산지방법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강민구 법원장은 부임과 동시에 전 직원과의 ‘차담(茶啖)’을 시작했다. 매일 차를 한잔하며 나누는 소통의 시간이다.

창원지방법원장 시절부터 이어온 차담은 다양한 주제의 문답을 주고 받으며,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주요 일과 중 하나다.

강 법원장은 평소 ‘적선지가(積善之家) 필유여경(必有餘慶)’을 본인의 좌우명이라고 얘기해왔다.

적선은 금전뿐만 아니라 지식도, 재능도 경험도 그리고 함께 거들어 주는 여유도 받는 이에게는 모두 고마움으로 쌓이게 된다. 오랜 기간 일관되게 주창해온 판결문 전면 공개처럼 강 법원장은 지식과 사유와 경험도 공유를 시도해왔다.

창원지방법원에서 시작한 예술법정에 이어 지역주민을 참여토록 한 공개 초청강연은 부산지역 주민들의 좋은 호응을 얻었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외부인사도 초청했지만, 강 법원장 스스로도 많은 강연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다만, 특기 할만한 일은 법원장이면서도 주제가 판결이 아닌 스마트 기기의 활용과 미래의 변화라는 것이어서 듣는 이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혁신의 길목에 선 우리의 자세’는 강민구 법원장이 부산지방법원을 떠나면서 2017년 1월 고별 강연으로 한 주제다. 이 강연 동영상은 유튜브에 소개되면서 지역을 넘어 전 국민의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그도 그럴 것이 60대 법조인이 낯선 디지털 툴을 능숙하게 시연해보이자, 막연히 포기하고 살았던 60대 이후 세대들은 디지털 세상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미래의 변화에 대해 속 시원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없었고,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대안도 알지 못했다.

그저 일상에서 거대한 변화가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면서 무언가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초조함 만을 느낄 뿐이었다. 이 고별강연이 그러한 불안을 해소해주었기에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부속·영상을 포함해 180만의 시청자가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하루하루 새롭게 채워가는 단단한 삶의 밀도


<인생의 밀도>에서 세상사는 지혜를 찾는다

<인생의 밀도>는 전 부산지방법원장인 강민구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혁신의 길목에 선 우리의 자세’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인생의 밀도>는 30여년 공직에서 한 길을 걸어온 공인이 평생에 걸쳐 쌓은 사유와, 자신의 삶을 정돈하고 자 노력한 성찰의 중간결과다.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한국 사법정보화의 틀을 마련한 주요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한 저자는 이 책에서 IT 전문가로서, 법조인으로서, 그리고 수 차례 격변을 경험한 시민으로서 60여년의 세월과 경험에 비추어 세상사는 지혜를 제시하고 있다.

밀도(密度)는 어떤 내용이 충실한 정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삶의 밀도란 간절한 공부와 치열한 성찰로 하루하루 새로운 날들의 변화를 감당하며 오랜시간 채워진 단단함이다. 뒤돌아 후회하지 않도록 매 순간을 꽉 차게 살아가는 자세이고, 삶을 대하는 진지함에서 우러나오는 격이다.

스스로 단단하다면, 살아가며 마주하는 어떤 변화 앞에서도 비겁해지지 않을 수 있다. <인생의 밀도>가 이처럼 스스로의 단단함을 갖추는 데 작은 보탬이 되리라 기대한다.

허과현 기자 hk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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