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일 발표한 '2017 금융지주사 경영실적(연결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 9개사(신한, 하나, KB, 농협, BNK, DGB, JB, 한투, 메리츠)의 순이익은 10조8969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8조344억원)과 비교해 35.6%(2조8625억원) 늘어난 규모다.
권역별로는 금융투자,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실적 상승이 돋보였다. 금융투자는 지난해 증시호황에 따라 순이익이 2조134억원으로 전년(9698억원) 대비 98.5% 늘었다. 보험도 1조6억원으로 전년(6400억원) 대비 56.3% 증가했다. 은행 부문은 순이자마진 개선으로 순이익이 7조7354억원으로 전년(5조4568억원) 대비 41.8% 증가했다.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에 따라 이익의존도에도 변동이 있었다. 은행은 이익의존도 60.0%를 기록해 전년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12.1%에서 16.3%로 보험은 7.3%에서 7.8%로 각각 상승했다. 캐피탈, 카드 등을 포함한 기타 비은행 부문은 15.9%로 전년 대비 2.6%포인트 줄었다.
경영효율화를 목적으로 점포 및 임직원 수는 줄였다. 점포 수(7128개)는 212개 감소했고, 임직원 수(11만4534명)도 은행 명예퇴직 등으로 2204명 줄었다. 2개 PEF의 정리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9개 금융지주회사에 소속된 회사는 199개로 감소했다.
9개 금융지주 총자산은 1901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1754조1000억원) 대비 8.4%(147조2000억원) 증가했다. 권역별로는 은행이 6.6%(88조2000억원) 늘었고 금융투자(12.4%·20조3000억원)와 보험(30.4%·40조원), 비은행(11.3%·10조8000억원) 모두 증가했다.
바젤3 기준을 적용받는 금융지주의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각각 14.41%, 12.91%로 전년 말 대비 각각 0.08%포인트, 0.41%포인트 올랐고, 보통주자본비율(12.39%)도 0.47%포인트 상승했다.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총자본과 기본자본, 보통주자본 증가율이 위험가중자산 증가율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대손상각, 매각 등에 따라 고정이하여신이 줄어들어 전년 말(0.98%)보다 0.16%포인트 하락한 0.82%를 기록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기업부실 감소 등으로 전년 말(89.29%) 대비 14.57%포인트 오른 103.86%였다.
전체 금융지주의 부채비율은 32.38%였다. 자회사 대여금과 지분매입 등을 위한 회사채 발행으로 2016년 말(28.38%) 대비 4.0%포인트 올랐다. 자본총계에서 자회사 출자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인 이중레버리지비율은 부채조달을 통한 자회사 출자 증가로 1.74%포인트 상승한 124.74%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금융지주 경영실적은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사업 다각화 등 각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면서 "다만 자기자본이 아닌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회사 출자로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소폭 상승함에 따라 금융지주사의 자본관리 적정성 부문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방안에 관해서는 "금리인상, 가계부채 등 잠재위험에 대비해 부채에 의존한 외형 확대 보다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도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이사회가 금융회사의 과도한 외형경쟁 등으로 인한 리스크 확대를 견제할 수 있도록 올바른 지배구조 정착을 지도하겠다"고 덧붙였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