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은 지난 1월 태양광제품과 세탁기에 세이프가드를 발효했다. 사진=이창선 기자.

20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올 초 미국 정부는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발동, 수입 태양광 제품에 대해 2.5GW를 기준으로 첫해에는 30%, 2년차 25%, 3년차 20%, 4년차 15%씩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은 한국 태양광 업계의 주력 수출국가 중 하나다. 2016년 기준 한국의 태양광 전지·모듈 대미(對美) 수출액은 약 13억달러로,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68% 정도가 미국으로 판매됐다.
미국 시장으로 수출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태양광 세이프가드로 우리나라 태양광제품 수출손실액은 4년간 17억100만달러(약 1조81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태양광 세이프가드 조치 아래 한국 태양광업계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돼야 한다”며 “일본, 유럽 등 기존 시장과 더불어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산 제품 빌미로 중국 정부 압박
일각에선 미국 정부가 한국 제품을 빌미로 중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보고 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태양광 패널 제품을 콕 집어 “중국 제품은 질이 좋지 않고 엉망이다”며 “미국이 훨씬 질이 좋은 태양광 패널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 통상정책에 대해 국제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23일까지 미국을 WTO에 제소하기로 했다. WTO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당한 국가가 제소를 통해 국가 간 정해진 관세협정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의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앞으로 협의는 더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우리가 요청한 세이프가드 완화·철회 등을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시간이 경과됐기 때문에 그다음 단계를 진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