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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 인하의 역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2-12 00:00

▲사진: 전하경 기자

▲사진: 전하경 기자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서민 부담 완화 정책으로 나오는 단골이 있다. 바로 카드 수수료 인하다. 정부는 작년 서민 부담 완화 정책으로 작년 8월 중소, 영세 가맹점 범위를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가맹점 기준은 연매출 2~3억원에서 3~5억원 이하로 확대했다. 불과 수수료 인하를 시행한지 1년 만이었다.

올해도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7월부터 편의점 등 건당 평균 결제액이 낮은 가맹점 10만 곳의 카드 수수료를 평균 0.3%포인트 내리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한 취지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실질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정부가 제대로 살펴봤는지는 의문이 든다.
카드업계에서는 수수료 인하가 시행령만 개정하면 되는 손쉬운 부분이여서 카드사만 건드린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다른 사안들은 법을 바꾸거나 반발이 심해 고치기가 어렵다”며 “카드사는 시행령만 개정하면 되고 효과도 바로 나타나 카드 수수료만 계속 건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가 인하되면 소상공인들은 당연히 나쁠게 없다. 1원이라도 비용이 감소하면 혜택을 봤다고 말할 수 있어서다.

소상공인 관련 단체들도 현재 영세, 중소 가맹점 범위가 너무 좁다며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는 단기 효과는 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난다.

부작용은 소비자 혜택 축소다. 카드사들은 상품 혜택을 유지하는 기간이 도래하자마자 바로 혜택 축소에 나서고 있다. 알짜카드들도 사라지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동남아 항공권을 한장 더 주던 ‘로블카드’를 더이상 발급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작년 카드사들이 수익성 재고를 위해 카드 상품 재정비에 나선 결과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비용을 맞추기 위해서 상품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며 “계속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파격 혜택을 주는 카드를 이제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해서 정부는 수익성 악화는 수수료 인하가 아닌 과도한 마케팅 비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카드업계 종사자들은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돼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말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학기만 되면 신학기닫기신학기기사 모아보기 할인 이벤트가 쏟아져 나왔지만 수수료 인하 기조가 지속되면서 프로모션이 많이 사라진 상태”라며 “고비용 마케팅 구조를 지적하지만 고객에게 돌려주는 혜택이 결국 마케팅인데 이걸 줄이라는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도 “고객에게 주는 프로모션 비용이 점차 줄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설 이벤트가 감소한 모습들이 보인다. 올해 이벤트 부분에서도 모 카드사는 캐시백 혜택을 주는 이벤트의 전월실적을 업종 당 50만원으로 설정했다.

기존 카드 전월실적이 30만원이라는 점에서는 혜택 받을 수 있는 문턱이 높다. 정부에서는 카드사들이 지금까지 수수료 인하에도 엄청난 이익을 냈다며 충분히 낮춰도 된되는 논리를 펴고 있다. 수수료 인하로 실제로 카드사들 이익을 계속 줄어들었다.

카드사 전체 당기순이익은 2012년 1조3056억원, 2013년 1조7111억원, 2014년 2조1770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수수료가 인하된 2015년 2조126억원, 2016년 1조8108억원으로 감소했다.

작년 3~4분기만 떼놓고 보면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2~300억원 전년동기대비 줄어들었다.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를 직격타로 맞은 셈이다.
일자리 창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드사들은 줄일 비용이 없어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항아리형 인력구조 재편과 해당 공석을 신입직원으로 채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올해 한차례 수수료 인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이 얼마나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수수료 인하가 장기적으로 중소영세가맹점에게도 부메랑이 돼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가맹점 할인 등과 같은 프로모션이 줄어들면 소비자도 가맹점을 덜 찾게 되고 소비자가 줄어들면 매출도 감소하게 된다. 소비자들은 혜택이 줄어들어 구매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장논리에 따라 3년마다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을 하기로 했지만 실제로 지켜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해마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은 서민 정책으로 ‘카드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며 가장 먼저 이를 실천했다.

소상공인이 제일 부담으로 느끼는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아닌 임대료다. 근본은 고치지 못하고 수수료만 건드리는건 포풀리즘이다. 모두가 조금씩 양보해야 하고 협의를 거치는 과정이 정치다. 지금의 정치는 한쪽에게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 수수료 인하 법안은 추가로 3개가 올라갔다.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 방향을 재검토해볼 때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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