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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나·교보 등 보험사들 ‘인슈어테크’ 정조준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8-01-02 00:00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다양한 기술 결합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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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손해보험 UBI상품 ‘티맵 안전운전할인’ 특약. 사진 = KB손해보험

▲ KB손해보험 UBI상품 ‘티맵 안전운전할인’ 특약. 사진 = KB손해보험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인슈어테크의 열풍은 올해에도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새로운 금융환경 변화를 인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를 활용한 국내의 사업성과는 미미한 상태다.

때문에 인슈어테크 기술 활용은 앞으로 보험 산업 판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슈어테크(InsurTech)’란 보험을 의미하는 ‘인슈어런스(Insurance)’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가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로, 작년 한 해 보험연구원과 보험개발원, 생명보험협회 등의 유관기관들은 인슈어테크와 보험업의 미래에 대한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며 보험업 관계자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나섰다.

특히 2017년 6월 보험연구원과 생명보험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4차 산업혁명과 인슈어테크 활용’ 국제세미나에서는 미국 보험연구기관 LIMRA의 레리 하트숀 수석부사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이 한국 보험사에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같은 세미나에 강사로 참석한 박소정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슈어테크는 보험업계에 있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 미국, 중국 등에서는 이미 대세…결합상품 다양

태동단계였던 인슈어테크 발걸음은 미국과 중국 등 대형 시장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인슈어테크 시장 투자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관련 산업 및 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소정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미나에서 미국의 인슈어테크 관련 스타트업 ‘Series A’를 언급하며, 해당 회사에 대한 업계의 투자가 2011년 7500만 달러에서 2016년 5억1000만 달러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5년 사이에 무려 6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일찍이 지난 2013년, 미국의 생명보험사인 ‘오스카헬스’는 상품 가입 고객에게 팔찌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나눠준 뒤, 고객들이 자체적인 건강관리를 통해 일정 목표를 달성하면 연 최대 240달러가량의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후에도 오스카헬스는 구글캐피탈의 투자를 받아 첨단기술과 보험산업을 연계시키는 결합상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2016년 9월 미국 메트라이프는 샤오미와 손잡고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 채 하루 7시간 이상 수면시간을 취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보험료 할인 혜택을 주는 상해보험을 공개했다.

수면 시간이 모자란 가입자들에게는 전문의의 맞춤형 건강 컨설팅도 함께 주어지는 이색 상품으로 출시 당시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신생 보험사 ‘레모네이드’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챗봇을 도입해 보험가입 및 보험금 수령 과정을 간단한 어플리케이션 사용만으로 가능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미국의 인슈어테크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미국보다도 괄목할만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또 다른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인슈어테크 고속 성장에는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인터넷플러스(互聯網+)’ 정책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3대 IT업체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는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등 4차산업혁명 기술들을 보험 분야와 결합한 상품들을 선보이며 중국 보험시장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데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중국의 대형 보험사인 ‘중안보험’은 기존 보험업계 2위였던 ‘평안보험’이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손을 잡고 재탄생한 회사다.

중안보험은 2016년 10월 차량의 운행정보확인장치에 수집된 운전습관을 분석해 보험료를 깎아주는 ‘운전자습관연계보험’을 출시하는 등 인슈어테크가 적용된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중안보험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상품개발과 언더라이팅과 보험금 청구의 자동화 등 첨단기술력을 앞세워 보험시장을 선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글로벌 컨설팅 기업 ‘KPMG인터내셔널’과 핀테크 벤처투자기관 ‘H2벤처스’가 선정한 2017 글로벌 50대 리딩핀테크 기업 2위에 선정되었다.

또한 중국 온라인 전문보험회사인 안심보험회사는 텐센트 자회사인 텐센트 클라우드를 이용해 보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클라우드에는 고객의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기술이 탑재되어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하게 해 고객들은 물론 보험사 측에서도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 교보생명-한국인터넷진흥원 해커톤 대회. 사진 = 한국인터넷진흥원

▲ 교보생명-한국인터넷진흥원 해커톤 대회. 사진 = 한국인터넷진흥원



◇ 국내 인슈어테크 바람, 내년에도 이어간다

세계 보험업계의 지각변동을 이끌고 있는 인슈어테크는 우리나라에도 예외 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세계적인 수준의 인터넷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IT강국으로서, 보험업과의 결합에 있어서도 다른 나라들에 비교해 결코 부족하지 않은 성공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보험업계에서 가장 발빠르게 인슈어테크 광풍에 합류한 것은 비교적 상품 설명이 간편하고 가입률이 높은 자동차보험 시장이었다.

DB손해보험은 2016년 4월 SKT와의 제휴를 통해 업계 최초로 사물인터넷 기술이 결합된 자동차보험 할인 특약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티맵 어플리케이션을 켜고 500km 이상 운행한 운전자를 대상으로 61점 이상의 안전운전 점수를 기록하면 보험료를 10% 깎아주는 특약으로, 가입 고객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달 19일 KB손해보험이 SKT와 제휴를 맺고 같은 특약을 선보였으며, 메리츠화재 역시 KT와의 제휴를 통해 올해 초를 기약하며 관련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디지털신사업팀’을 신설해 인슈어테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부터는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실손의료보험금을 자동 청구하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보험금청구서 작성과 진료기록 사본 전달을 자동으로 처리해 가입자가 손쉽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인제대 상계백병원, 삼육서울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등 3개 병원에 한해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년 11월 교보생명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손잡고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해커톤(Hackerthon)’대회를 개최하는 등, 보험업계의 인슈어테크 바람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생명은 12월부터 ‘페이퍼리스 서비스’를 시범운영 하고 있다. 페이퍼리스 서비스는 디지털 모니터와 전자펜, 전자서식 등 디지털 요소를 접목해 종이가 필요 없는 디지털 창구 시스템을 말한다.

신한생명은 해당 시스템 도입을 통해 업무처리 소요 시간과 고객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본점을 시작으로 올해 본격적인 확대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라이나생명 역시 업계 최초로 AI(인공지능) 상담사 콜센터를 도입하는 등 인슈어테크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올해 기존 운영하던 챗봇 서비스에 빅데이터 누적을 거쳐 정교화 작업을 거친 인공지능 상담사 콜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작년 2월에는 인슈어테크업체 ‘보맵’이 통합보험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보맵은 지난달 26일 흥국생명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 친화적 플랫폼을 제공하는 보험 디지털 서비스 개발에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 보험사의 핀테크 M&A, 정부 규제 완화될까

이처럼 국내 보험업계는 인슈어테크 열풍에 발맞추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한 단계 위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의 지원과 규제 완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작년 9월 보험연구원과 ‘보험과 미래 포럼’이 공동으로 개최했던 ‘인슈어테크와 보험산업’ 정책세미나에서 장만영 보험과 미래 포럼 공동대표는 “인슈어테크의 부작용을 우려하여 원천 차단하는 것보다는 특정의 규제개선을 통하여 인슈어테크 도입의 마중물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시장이 세계 인슈어테크 시장에 발맞춰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 역시 인슈어테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련 제도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명확하게 결정된 바가 없어 규제 완화가 실제로 이뤄지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규제 완화에 앞서 테스트베드를 구성해 예측되는 리스크들을 확인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등 정부와 보험업계의 단계적인 협력이 요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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