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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보험업계 10대 이슈, IRFS17부터 문재인케어까지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7-12-2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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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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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크고 작은 이슈들로 다사다난했던 보험업계의 2017년 정유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보험업계를 웃고 울게 했던 10대 이슈들을 정리해봤다.

◇ IFRS17 도입, 보험사 자본 확충 움직임 본격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작년 11월 영국 런던에서 세미나를 열어 새 회계기준을 IFRS17로 명명하고, 도입 시기를 2021년 1월 1일로 결정했다. IFRS17는 주요국이 보험업의 회계기준을 함께 정비해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이 추진되었다.

금융당국은 IFRS17 도입으로 국내 보험사들이 입을 피해를 완화하고자 지급여력비율(RBC) 제도를 대체할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인 ‘K-ICS' 구축을 준비 중에 있다.

한편 보험사들 또한 IFRS17 도입에 대비해 잇따라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앞 다퉈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올 한 해만 5조 원에 달하는 거액이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에 투입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자본확충 움직임이 내년에도 그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 일단락... 빅3 백기투항

지난 2014년 ING생명을 비롯한 15개 생명보험사가 보험가입자에게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발생했던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가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를 우려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들의 백기투항으로 마무리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자살보험금을 온전하게 지급하지 않은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내린 징계를 최종 의결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지급을 미루며 시간을 끌었고, 금감원은 중징계 카드를 꺼내들며 보험사들을 압박했다.

결국 금융당국이 제재 수위를 낮추는 것으로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은 마무리됐으나, 이 사건으로 인해 한동안 생보사들은 대중들로부터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 자동차보험 손해율, 20년 만에 흑자로 돌아설까

자동차보험은 전통적으로 손해보험사들에게 있어 ‘손해보는 장사’였다. 높은 손해율로 인해 지난 20년 가까이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던 자동차보험 사업은 올 한 해 손해보험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태풍, 폭우 등의 자연재해가 거의 없었고, 외제차 렌트비 과잉지급, 경미사고 과잉수리 등이 줄어들면서 손해율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 흑자 전환의 이유였다. 3분기까지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으로 거둔 이익은 2437억 원이었다.

그러나 손해보험업계는 11월에 있었던 포항 지진, 12월의 폭설 및 한파로 인해 손해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8월에 단행됐던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인하 역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돼 파장은 더욱 클 전망이다.

◇ 문재인케어 놓고 의료계와 보험업계 설왕설래

문재인 정부는 지난 8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른바 ‘문재인케어’라고도 불리는 이 방안에는 연간 본인 부담 의료비의 상한액 대폭 감소, 선택 급여 3800개 항목 급여 단계로 점진적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보험업계는 문재인케어에 대해 비급여의 급여화가 실손보험 정상화의 첫걸음이라며 반기고 있지만, 의료업계가 문재인케어로 인해 무분별한 의료 쇼핑이 늘어날 수 있으며, 중소병원의 경우 생존권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며 반발하고 나서며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정부는 우선 2018년부터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현재 63% 안팎 수준에서 7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기로 방향을 잡으면서 첫 삽을 뜬 상태이나, 의료업계와의 이견 차이를 어떻게 좁히느냐가 문재인케어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보험설계사 노동3권 인정 놓고 보험사·설계사 갈등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보험설계사를 비롯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노동3권 보장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행 제도에서 보험설계사는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위임 계약을 맺는다. 근로자는 회사의 업무 지시에 따라 일을 하지만 보험설계사는 스스로 알아서 결정한다.

보험설계사의 노동3권이 보장되고 정규직화가 이뤄지면 보험사 측은 산재·고용보험을 비롯한 추가적인 비용 지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보험사들은 보험설계사의 정규직화를 두고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설계사 측의 반응도 둘로 나뉜다. 고용 안정과 복지 상승을 이유로 찬성하는 측이 있는가 하면, 현재의 개인사업자 자격을 박탈당할 경우 세금이 늘고 자율성이 박탈당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보험사들과 설계사들, 그리고 정부의 줄다리기는 내년에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내보험찾아줌’ 열풍에 사이트 마비까지

‘내보험찾아줌’은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소비자 중심 금융개혁’을 위한 10대 과제의 첫 단추였다. 지난 10월 기준 7조4000억 원에 달하는 소비자들의 ‘숨은보험금’을 찾아주기 위해 마련된 이 서비스는 하루에만 500만 명이 넘는 접속자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그 부작용으로 서버가 폭주해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인원들이 속출하며 이용자들의 불만도 커져가고 있었다. 29일 현재 ‘내보험찾아줌’ 서비스는 기존 수 만 명의 접속대기자가 있던 상황보다는 접속자 폭주가 다소 사그라든 상태지만, 여전히 원활한 사이트 이용은 제한되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시스템 처리 용량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확대하기 위한 서버 증설 작업에 긴급 착수했다. 금융위는 이번 시스템 서버 증설 작업은 개인정보 보안 등의 문제로 1~2주 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 더 이상 재난 안전지대 아니다.. 재난보험 가입 의무화

지난 11월, 포항 지역을 덮친 규모 5.5의 지진으로 인해 더 이상 우리나라도 재난에서 안전한 지대가 아니라는 의식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들었다. 지진으로 인해 건물과 자동차들이 파손되고, 수많은 부상자와 이재민들이 발생했다.

이에 지난 1월 8일부터 시행된 주유소, 장례식장, 1층 음식점, 15층 이하 아파트 등 재난 취약시설의 손해배상책임보험가입 의무화 또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새롭게 공포된 재난·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가입 대상 건물들이 가입하지 않으면 위반 기간에 따라 30만∼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당초 연말까지로 예정되있던 의무보험 가입 계도기간은 오는 29일 행정안전부에 의해 내년 8월말까지로 연장 운영되기로 했다. 미가입자 수가 전체의 17.5% 가량으로 적지 않은 수라 추가적인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정종제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실장은 "관계 기관 및 단체와 합동으로 재난 배상책임보험에 대한 홍보 및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 배타적 사용권 역대 최다 경신.. 독창성 전쟁

국내 보험사들의 올해 배타적 사용권 신청 건수는 생명보험사 25건, 손해보험사 14건 등으로 총 38건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도합 20건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작년의 2배에 가까운 신기록을 다시 기록한 것이다.

지난 2015년 10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통해 보험사의 상품 개발 자율화 장려 분위기가 형성된 데다가, 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보험사들의 포토폴리오가 변화함에 따라 독창성 있는 상품 개발이 필요해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며, “내년에도 보험사들의 배타적 사용권 확보 경쟁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보였다.

◇ 보험사 CEO 임기 만료, 새 얼굴 등장

2017년 연말을 기해 일부 보험사들의 대표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실적을 인정받아 연임이 확정되거나 다양한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대표이사들의 각기 다른 행보도 주목의 대상이었다.

KB생명의 경우 신용길닫기신용길기사 모아보기 전 사장이 생명보험협회의 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자리에 ‘재무통’ 허정수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허정수 사장이 과거 KB금융그룹의 LIG손해보험 인수 시절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사라는 점을 두고 일각에서는 내년 KB생명이 M&A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농협손해보험 역시 2년 간의 이윤배 사장 체제를 뒤로 하고, 오병관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농협손해보험의 새로운 사장으로 내정했다. 오병관 사장이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거론될 정도로 무게감 있고 유력한 인사로 평가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지주 내에서 내년 농협손해보험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보험업계는 내년 1분기까지 DGB생명 오익환 사장, 동양생명 구한서 사장, DB손해보험 김정남 사장, KDB사장 안양수 사장 등 수많은 대표이사들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내년에도 인사 태풍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블록체인, 인공지능.. 인슈어테크 광풍

인슈어테크가 보험업의 사업모형 자체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세계 보험 시장은 미래 먹거리로 ‘인슈어테크’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IT강국인 우리나라 역시 인슈어테크 광풍에 발맞춰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이 포함된 다양한 상품들을 서서히 선보이고 있다.

교보생명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다. 해당 시스템은 12월 현재 서울 3개의 지정병원에서 일부 가입자들을 대상으로만 시행 중이지만, 교보생명은 올해 점검을 거쳐 해당 서비스를 확대 운영할 계획에 있다. 라이나생명 역시 업계 최초로 AI(인공지능) 상담사 콜센터를 도입하는 등 인슈어테크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올해 기존 운영하던 챗봇 서비스에 빅데이터 누적을 거쳐 정교화 작업을 거친 인공지능 상담사 콜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박소정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슈어테크 관련 세미나에서 “인슈어테크는 보험업계에 있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2018년 보험업계에서는 2017년까지는 태동 단계였던 인슈어테크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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