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모습(2017.04.13)
한국은행이 2일 공개한 4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A금통위원은 "연준이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을 통해 올해 말경부터 보유자산의 재투자정책이 변경될 수 있음을 시사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작년 12월 뉴욕 연준의 시장참가자 등에 대한 서베이 결과에서 보유자산 축소가 내년 중반 경부터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매파적(hawkish, 통화긴축 선호)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A금통위원은 "연준이 보유자산 축소를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시행하고 그 시점, 규모, 방식 등에 관한 논의내용도 충분히 대외에 커뮤니케이션 해나갈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보유자산을 지속적으로 대거 축소한 사례가 없으므로 그 과정에서의 예상치 못한 반응으로 시장불안이 초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보유자산 축소 논의 자체가 시장에는 의도하지 않은 정책신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A금통위원은 "예를 들어 2013년 중반에는 미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발언으로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장기시장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신흥국에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대규모 유출되는 등 이른바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이 발생한 적이 있다"고 짚었다.
B금통위원도 "테이퍼 탠트럼 당시의 사례에 비추어 향후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과정에서 단순한 수익률곡선의 변화를 넘어서는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은 없을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또 C금통위원은 "과거의 대규모 자본유출이 주로 국제금융시장 불안의 국내 전이, 국내경제의 취약성에서 비롯됐다"며 "혹시 모를 여타 신흥시장국의 위기가 국내로 전이될 가능성을 최소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향후 추가 금리인상 시기로는 오는 6월이 언급됐다. D금통위원은 "현재로서는 6월에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행히 3월 금리 인상 이후에 신흥시장국 경제와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자본유입세가 지속되는 등 당초 예상한 대로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D금통위원은 "한·미간 금리차이가 좁혀지거나, 또는 역전되더라도 대규모 자본유출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음을 우리는 과거 경험을 통해 본 바 있고 자본유출 발생 가능성은 한·미간 금리차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며 "다만 우리나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최근 고조되고 있어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3일 개최된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6%로 상향했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동결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