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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자산운용 존리 대표] “내 장기투자 철학 변하지 않았다”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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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04-24 02:26 최종수정 : 2017-04-24 06:29

삼성전자 우선주, 기업 지배구조 고려 편입 결정
노후준비·장기투자 메리츠 브랜드 공고화 목표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매가펀드 ‘메리츠코리아펀드’를 탄생시킨 장본인. ‘장기투자’ 전도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존리’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수식어다. 그는 지난달 주총 이후 연임에 성공해 메리츠자산운용을 3년 더 이끌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그가 대표를 맡은 후 메리츠자산운용의 운용 철학이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는 평도 있지만, 최근 메리츠코리아펀드의 현저한 수익률 감소로 인해 수탁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이 기록한 실적은 순익 29억원. 2015년 순익 66억원, 2014년 72억원과 비교할 때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실적 저하의 원인은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수탁고 감소로 인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운용보고서 발표 후, 메리츠코리아펀드에 삼성전자주 편입 사실이 기사화된 것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성장가도를 달릴 때, 그는 ‘장기투자할 주식에만 투자한다’는 소신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그의 속내를 듣기 위해 삼청동 끝자락에 위치한 메리츠자산운용 사무실을 찾았다.

▲ 최근 메리츠 코리아 펀드에 삼성전자를 편입했는데.

- 삼성전자 편입하고 나서 내가 투자 철학을 한국식으로 바꿨다는 둥 난리를 치는데, 나는 삼성전자 안 산다고 한 번도 말한 적 없어요.

삼성전자 보통주도 아니고 우선주에요. 우선주라는 것은 한국이 전반적으로 기업 지배구조가 좋아질 거다, 그러면 우선주하고 일반주하고 갭이 클 이유가 없거든요. 우선주가 더 좋죠. 배당금 더 많이 주죠. 값도 싸죠. 그래서 우리 펀드 매니저가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산 거예요.

사실 삼성전자를 사고 안사고는 전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근데 삼성전자 사고 철학을 바꿨다니까 나는 너무 놀란 거야(웃음). 항의도 많이 왔어요. ‘당신은 안 변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난 안 변했는데. 진짜 변했는지 안변했는지는 회전률 보면 알 수 있어요. 우리는 회전률이 15%도 안 되거든. 회전률 100%, 200%로 바꾼다면 그게 (투자 철학이) 바뀐 거죠.

▲ 지난해 자산운용업계 순익이 약 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 기록했는데, 메리츠는 줄었다.

- 우리는 목표가 뚜렷해요. 돈 버는 것도 좋지만, 펀드 라인업을 다 해놓고, 메리츠 하면 신뢰, 장기투자, 노후준비 이런 이미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해야죠. 그리고 메리츠는 단기적인 수익률 상승, 하락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우리의 장점은 CEO가 오랫동안 있을 거다, 투자자들한테 펀드 팔아먹고 안녕하고 가는 게 아니라. 앞으로 5년, 10년 내가 치매가 걸리지 않는 이상 계속해야죠.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지금 열 살짜리 애들이 대학교 졸업할 때쯤 돼서 ‘와, 존리 아저씨 믿고 펀드 가입했는데 재산이 10억이다, 20억이다’ 이런 얘기 들어야죠. 이게 가능하거든요. 이런 게 밀리언 달러 마인드에요. 부자가 왜 좋으냐 이것부터 가르쳐 주는 거예요.

▲ 지주의 사랑을 받아 이번에도 연임됐다는 얘기가 있는데.

- 나는 임기가 없어요. 금융 기관은 임기가 있으면 안 돼요. 임기가 있는 게 잘못된 거죠. 지주가 어느 날 내가 싫어서 나가라면 나가는 거죠. 내일이라도 그렇게 나갈 수는 있어요. 그게 맞는 거예요. 죽을 때까지 있을 겁니다. 하고 싶은 게 많아요. 노후준비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고. 금융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금융을 알려주고 싶고.

1년 동안 수익률이 좋다 안 좋다 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거예요. 더 큰 게 있는 거죠. 10년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 애들은 어떻게 노후 준비를 할까. 노후준비가 제일 중요해요. 나이가 먹을수록 돈이 더 중요해져요. 그렇잖아요. 지금 이십대는 점심값이 없으면 친구한테 ‘야! 점심 좀 사줘’ 이럴 수 있잖아요. 근데 나이 들어서는 어떡할까요. 병원도 못 가면 어떡해요. 그러니까 일찍 시작하는 사람을 못이기는 거죠. 내가 지금 만원 쓰는 게 우습지만 내가 60대 됐을 때 만원 쓰는 게 어려울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 만원 세이브하는 거죠. 돈이 돈을 버는 거예요. 그러니까 주식같이 위험한 데 투자하는 거죠.

▲ 투자 철학만큼이나 교육관도 확고한 것 같다.

- 내가 만난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가난하게 되는 길을 택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자본주의를 공부하지 않은 것. 인베스트먼트를 안 가르쳐준 것.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게 풀릴 거라고 하는 잘못된 교육관. 공부 잘하는 거는 부자 되는 거랑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 공부 잘 하라는 교육을 하는 거예요 한국은. 저는 그게 너무 신기한 거예요.보세요, 주위 부자들 중에 공부 잘한 사람들 있어요? 서울대 나온 사람 거의 없을 걸요. 직장이 좋지만 가난하죠. 서울대 나와서 대기업 가거나, 임원하고 있겠죠? 하지만 실상은 모르시죠. 그 사람이 어떤 라이프를 살고 있는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치킨집 운영하고 있어요.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야 되지 않아요?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아요. 빈곤률이. 65세 이상의 70%가 빈곤층이에요. 그런데 왜 거기에 대해서 의문을 갖지 않을까. ‘뭐가 잘못됐을까’ 그런 걸 안 하는 게 너무 이해가 안 가는 거예요. 나는 특히 외부에서 왔기 때문에.

▲ 연세대 경제학과를 중퇴하고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는데.

- 홀연히 갔다는 건 너무 멋있게 표현한 거고(웃음). 그때는 젊었고, 그런 게 싫었어요. 내 라이프가 너무나 예측이 가능한 게. 맨 앞에 책상에서 맨 뒤에까지 가는 데 30년 걸리는 게. 난 그렇게 내 인생을 버리고 싶지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너무 좋았어요. 왜냐면 내가 연대 경제학과를 들어갔지만 연대 경제학과가 뭐 하는지도 모르고 들어갔거든요. ‘거기 들어가면 팔자 핀다더라’ 그래서 들어갔지. 근데 선배들 보니까 뻔하더라고 다. 이건 내가 원하는 라이프가 아닌데. 여기 하루라도 더 있으면 내가 벗어날 수 없겠구나. 마침 미국에 누나가 있었고 하니까 결정이 쉬운 게 있었죠.

▲ 후회는 안 했나.

- 지금 생각하면 연대를 자퇴한 게 내가 제일 잘한 거야. 당시는 후회했죠. 우리 누나가 안 도와주니까. 내가 안 해본 일이 없죠. 택시 운전도 하고, 한국식당에서도 일하고, 주유소에서도 일하고. 주유소는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요? 주유소에 가면 강도가 많아. 그래서 돈을 20불 이상 놔두지 않아요. 20불은 항상 있어야 돼. 강도가 오면 20불 주는 거야. 목숨값으로. 그때 강도가 너무 많아서 매일 매일 죽었어. 특히 한국 사람들. 교포들. 지금은 굉장히 좋아졌지. 내가 일한 데는 잡화 가게였는데, 손님 99.9%가 흑인이야. 그래서 정말 무서웠죠. 지하철 탈 때도. 그러니까 내가 후회하지 않았겠어요? 내가 학교를 왜 관뒀을까(웃음). 그때 굉장히 낮아졌지 내가. 인생을 다시 알 게 됐지.

▲ 모든 투자 철학이 왜 노후대비에 맞춰져 있나. 미국에서 생각이 많이 변했나.

- 미국에 있을 때 내 20대는 비참하게 가난했거든. 첫 연봉이 2만1500불이었어요. 한국 돈으로 2300만원이지. 근데 천만원이 월세였어. 우리 누나는 미국사람인거야. 사지가 멀쩡한데 왜 도와줘야 되는지 이해를 못하는 거야. 팔이 없다거나 다리가 없다 그러면 당연히 도와주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데 집세가 지금 한국 젊은 사람들이랑 똑같아요. 근데 한국의 젊은 사람들이랑 그때의 나하고 다른 점은 우리는 정부에서 무조건 10%를 뗀 거야. ‘네가 이제부터 노후를 준비해라’ 이렇게. 맥시멈이 10%, 세금혜택도 주고. 그래서 250만원이야. 1년에 250만원씩 넣은 거예요. 근데 30년 지난 거예요. 미국은 노후대비를 강제로 하는 거예요. ‘너 노후 준비 안 하면 큰일 난다’, 그래서 그 박봉인데도 10%를 무조건 떼는 거예요. 20대, 30대부터 100% 주식하는 거죠.

▲ 40대, 50대 중에서 노후준비 안 한 사람은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좋을까.

- 여태까지 가난한 길로 갔는데, 부자 되는 길로 바꿔야 되죠. 사교육비를 주식으로 바꾸란 얘기죠. 그다음에 차팔라는 거예요. 여태까지 내가 잘못된 라이프를 살았구나, 여태까지 내가 노후준비 안 되는 라이프로 살았구나. 이제부터 노후준비 되는 라이프로 살아야지. 55세 되면 더 늦지, 60세 되면 포기해야지. 우리나라 노인이 자살률이 세계 최고잖아요. 자살하는 이유는 노후준비가 안 돼 있어서 그래요. 그리고 애들도 안 찾아오잖아.

▲ 개별 종목을 사는 게 나을까, 펀드 가입하는 게 나을까.

- (펀드를 가리키며) 이거 하는 사람들은 귀찮은 사람들. 주식 보는 법을 모르고, ‘당신들이 알아서 하시오’ 그런 사람들이 하는 거고. 우리는 경험이 많으니까. 그럼 어떻게 주식을 하느냐, 주식은 사고파는 게 아니라, 모으는 거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기 월급 10% 가지고. 그럼 내가 투자하는 회사의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거다. 내 노후준비를 위해서. 주식은 단기적으로는 위험해요. 하지만 30년 있다가 찾을 생각 하면 지금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게 굉장히 좋죠. 한국은 굉장히 저평가돼 있으니까. 지금 (주가가) 올라가는 건 나랑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 주식 투자를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 주식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의 부족이죠. 주식이라는 거는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 거고. 튼튼한 회사를 사둔다는 얘기는 그 회사가 20년, 30년 후에 훨씬 더 큰 회사가 될 거라는 믿음이죠. 삼성전자가 예전에는 작았지만 커진 것처럼. 자동차 산업 같은 건 앞으로 어렵겠지. 그러면 이제 테슬라 같은 데 투자하는 거죠. 테슬라가 드디어 GM을 이겼어요. 시가총액으로. 그런 데 투자하는 거죠. 아마존, 애플... 한국도 그런 기업 나오게 돼 있어요. 지금 보기에 작지만, 경쟁력 있는 회사들. 처음에 고를 때 잘 골라야죠. 삼성전자, 네이버 될 수 있는 주식 지금도 많아요.

〈 학 력 〉

- 여의도고등학교

-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중퇴

- 뉴욕대학교 회계학과 학사(1985)

〈 경 력 〉

- KPMG 회계사

- 미국 스커더스티븐스앤드클라크 포트폴리오

매니저(1991)

- 도이치투신운용 매니징디렉터

- 라자드자산운용 매니징디렉터(2006)

-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2014년~현재)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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