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확실한 시장 선점
베트남은 성장 잠재력 때문에 국내 은행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다. 베트남은 많은 인구와 낮은 평균 연령, 높은 휴대폰 보급률과 낮은 계좌보유율, 한국에 대한 높은 인지도 등 국내 기업들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그 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연간 400억 가량의 순이익을 내고 있고 외국계 은행 중 1위라는 위치를 차지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1992년 처음 진출했을 정도로 긴 시간동안 끊임없이 공을 들이고 현지 맞춤형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모바일뱅크, 자동차대출상품 등 현지밀착형 영업을 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방식을 다음 진출국인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해외 진출 기지개 펴는 KB
KB금융지주는 계열사인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베트남과 필리핀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에선 신한은행과, 필리핀에선 우리은행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 하고 있다.
윤종규닫기

이를 반영하듯 KB금융그룹은 필리핀 진출까지 검토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필리핀 소매금융 시장 진출을 위한 조사에 나섰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기반으로 은행업까지 진출할지 등을 포함해 다양한 진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KB금융이 현재까지 동남아시아에서 진출한 국가는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인도 등 5곳이며 이 중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 4개국에 주력해왔다. 이 4개국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지난 2월에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필리핀도 인구가 1억에 달할 정도로 많고 그 중 30대 이하가 60%이하라 성장 잠재력이 큰 곳이다. 은행 계좌를 보유한 인구 비율도 30% 안팎에 불과하다.
KB금융은 필리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나 교민 대상 영업이 아닌 소매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데 이 경우 우리은행과 경쟁하게 된다. 현재 국내 은행 중 필리핀에 진출한 곳은KEB하나은행과 2015년에 지점을 낸 IBK기업은행과 신한은행, 지난해 현지 저축은행 투자로 진출한 우리은행이다. 이 중 우리은행이 소매시장 공략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은행,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집중
우리은행은 올해 해외 네트워크를 500개까지 늘려 세계 20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단순 확장이 아닌 기존 진출국에서도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는데, 지난해 하노이 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했다. 법인이 되면 현지 영업 및 추가 지점 설치도 수월해진다. 연내 3곳의 지점을 새로 열고, 3년 안에 20곳의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전자결제 핀테크 업체와 제휴도 맺는 등 리테일 수요 확보에 자신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교민 및 베트남 진출 국내 기업 위주로 금융 수요를 확보할 예정이고, 필리핀에서는 현지 소매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필리핀 현지 저축은행 웰스디벨롭먼트뱅크의 지분 51%를 사들여 파트너사인 필리핀의 유통 대기업 빅살(Vicsal)그룹(지분율 49%)과 함께 필리핀 소매금융 시장 진출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현지 고객 확보를 위한 현지 카드사와 제휴를 통해 카드사업도 런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고객들의 금융사 접근성이 낮은 점을 고려해 미니버스를 개조한 이동식 은행서비스(방카, Bankar)도 도입하기로 했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