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떨어져가는 자동차보험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보험료 인하를 단행했다.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의 '독주'에 난감해하면서도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특성상 보험사들의 보험료 줄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소형사들은 "삼성화재가 가격을 인하해도 중소형사들의 보험료가 더 싸다"며 "다이렉트 등 보험료 비교가 용이해진 상황에서 삼성화재가 보험료를 내린다고 점유율이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나 보험료 인하 단행 이후 삼성화재의 차보험시장 점유율은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하는 등 크게 높아졌다. 반면 롯데손보는 지난해 5.45%에서 5.01%로, 메리츠화재는 2.24%에서 2.06%으로, MG손보는 0.56%에서 0.53%로 각각 하락했다.
위기감을 느낀 손보사들은 제각기 점유율 수성(守城)에 나섰다. 메리츠화재는 3월부터 적용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에도 보험료를 인하했다. 보험금 상향 조정과 간병비 등이 신설된 새 약관에 따라 0.9%량 보험료 인상 요인이 존재하지만 손해율 개선으로 자동차상해특약(-14.9%)과 자기차량손해포괄담보특약(-8.8%) 보험료가 개선되면서 전체 보험료를 인하했다는 것.
더케이손보도 오는 4월 1일 책임개시 계약건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1% 내리기로 했다. 또한 이달 말 온라인 자동차보험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보험료 인하와 더불어 저렴한 온라인보험으로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
보험료 인하 여력이 없는 손보사들은 마일리지 특약을 확대해 우량고객 잡기에 나섰다.
현대해상은 내달 책임개시 계약부터 연간 주행거리가 3000㎞이하일 경우 기존 22%에서 32%까지 할인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주행거리 1만5000㎞ 구간을 신설해 6%의 할인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KB손해보험도 가세했다. KB손보는 내달 15일부터 연간 주행거리가 2000㎞이하인 경우 기존 23%할인을 35%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주행거리 4000㎞이하는 30%, 1만㎞이하는 21%까지 할인율을 높이고 1만2000㎞구간도 신설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