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금감원은 자살보험금 미지급 3사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에 대해 영업 일부 정지에서부터 영업권 반납, CEO등 임직원에 대해서는 문책경고에서 해임권고까지 포함한 중징계 조치를 예고했다.
보험사들은 고심 끝에 '일부 지급'이라는 결정을 내놓고 지난달 금융당국에 소명서를 제출했다. 삼성생명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미지급된 자살보험금 지급과 2011년 1월 24일부터 2012년 9월 5일까지의 미지급건은 자살예방재단에 기금으로 출연키로 가닥을 잡았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도 약관 준수 위반 규정이 법제화된 2011년 1월 24일 이후 청구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배임, 소송 등 추가적인 금융리스크 발생을 우려해 잡음이 일었다. 특히 교보생명은 '보험금'이 아닌 '위로금' 형태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가 입장을 다시 거둬 업계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만일 이달 말 제심위에서 금감원이 당초 예고한 중징계 조치가 내려지면 금융위를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영업권 반납조치가 확정되면 최악의 경우 보험사는 문을 닫아야 한다. 일부 영업정지 제재만 받아도 일정 기간 상품 판매가 금지되는 등 영업에 많은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게 업계의 입장이다. 특히 생보사 보험 상품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종신보험, CI보험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 시장점유율 감소와 더불어 소속 설계사들의 이탈도 불보듯 뻔한 일.
또한 이번 심의에서는 대표이사까지 징계 대상에 포함돼 최악의 경우 대표이사가 주의보다 더 높은 문책경고를 받으면 연임은 물론 3년간 금융사 임원 선임이 불가능하다.
이 경우 교보생명은 오너 경영인인 신창재닫기

교보생명이 지난달 초 빅3 생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자살보험금 지급 방침을 내놓은 것도 이같은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교보생명은 자살보험금 사태 외에도 자본확충 등 생보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신창재 회장은 지난해 말 회계법인과 외국계 증권사 등에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 방안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했다.
신창재 회장이 교보생명의 올해 과제를 완수하려면 이번 자살보험금 사태가 완만히 일단락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교보생명을 비롯한 보험업계는 23일 금감원의 '입'만 바라보는 모양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