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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인천공항공사, 산으로 간 면세점 ‘반반’ 심사

김은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2-05 19:33 최종수정 : 2017-02-07 02:05

공동 사업권 선정에 입찰 참여업체 비용 부담 증가
중견·중소 업체 보호 명목… 대기업 면세점 패널티
2015년 중견·중소 3곳 유찰, 1곳 사업권 포기 전력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조감도. 한국금융신문DB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조감도. 한국금융신문DB

[한국금융신문 김은지 기자] 관세청과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면세점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둘러싼 합의점을 도출했으나 업계는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이전까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업체 중 최고가를 쓴 곳에 주어졌고 관세청은 이를 형식적으로 추인했다.

하지만 1000점 만점인 출국장 면세점 평가 점수중 500점을 1차로 인천공항공사가 심사하고, 이후 관세청이 500점을 또 평가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면세업계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목소리가 크다.

공항공사가 심사하는 1차 평가에서는 기존 출국장 면세점의 입찰 방식대로 임대료를 높게 쓰는 상위 2개 업체가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어 관세청이 진행하는 2차 평가에서는 관세청이 특허심사위원회를 열어 최종사업자를 결정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관세청의 2차 심사 요건 충족을 위해 사회공헌 등 관련 비용이 크게 늘 것을 우려하고 있다.

관세청이 시내면세점 특허심사 평가기준에 준하는 방식으로 2차 평가를 진행할 경우, 입찰 참여 업체는 지속가능성 및 재무건전성,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뿐 아니라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까지 염두에 둬야한다.

업계는 ‘이중 과세’ 또한 우려하는 분위기다. T2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는 인천공항공사 측에 공항 시설 임대료를, 관세청에는 특허수수료를 납부해야한다.

인천공항공사의 전체 매출액 중 면세점 임대료는 연 1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이 인상되며, 이를 통해 관세청이 거둬들이는 수입은 지난해 43억 원에서 9배가 넘는 연간 394억 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 관세청 “대기업 규제하고 중소·중견 면세점 보호위해 심사 참여”

면세점 선정을 둘러싼 잡음은 관세청이 T2 면세점의 심사 권한을 직접 행사하겠다고 나서며 시작됐다. 관세청이 이번 심사에 개입한 것은 관세법 개정을 들어 ‘대기업 면세점’의 독점을 막고 중견·중소 사업자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이다.

지난 3일 시행 예정이었던 관세법 개정안(규제개혁위원회 심사 중) 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감점제도’ 가 포함돼 있다.

이 같은 갈등 속에서 지난 1일 인천공항공사는 단독으로 (T2) 출국장 면세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이에 두 기관의 상급 부서인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까지 나서 정부조정회의를 열고 ‘면세점 사업자 공동 선정’ 이라는 합의안을 마련했다.

관세청과 인천공항공사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감점제도 등 관세법령의 취지를 충실히 살렸고 임대료와 면세점 운영능력 등 공항공사의 입찰 결과도 균형 있게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의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감점제도, 중견·중소 면세점 확대 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 ‘혼란’ …중견·중소면세점 위한 정책 효과 미지수

공항 내 면세점 진출은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막대한 홍보 효과 등 향후 해외 점포 확대를 위한 발판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대기업들은 비싼 임대료를 감수하면서도 공항 면세점에 입찰, 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T2의 경우, 연간 18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며 롯데와 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 등이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이번 T2 면세점 심사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감점제도가 적용될 경우 시장 지배적 추정 사업자에 해당하는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가 감점을 받게 된다.

시장 지배적 추정 사업자는 한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거나, 3개 이하 사업자가 75% 이상 차지할 경우를 말한다. 지난해 기준 롯데면세점은 48.7%의 시장 점유율을, 호텔신라는 27.7%를 보이며 총합 76%를 차지하는 양강 구도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안이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에 의해 수출산업으로 규정된 면세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정하는 규제에 대해 왈가왈부할 순 없으나, 면세점이 내수 산업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수출 산업으로 봐야한다는 점을 정부가 계속해 간과하고 있다”며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업계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T2 출국장 3층에 1만 80㎡ 규모, 32개 매장을 조성하고 대기업 3곳과 중견·중소기업 2곳 등 총 5개 면세점의 입점을 계획했다. 그러나 관세청이 중견·중소기업 면세점의 수를 기존 계획 2개에서 4개로 늘릴 것을 요구하면서 중견·중소기업 면세점 수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확대하는 것으로 절충했다.

관세청과 인천공항공사는 2월중 이번에 합의된 면세점 사업자 선정방식을 적용한 관세청 특허공고와 인천공항공사 입찰(수정)공고를 동시에 내고 4월부터 면세점 입찰 심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15년 인천공항 T1 사업권 입찰에서는 중견·중소기업 몫으로 배정된 4개 구역 중 면세점 3곳의 입찰이 유찰됐으며, 유일하게 운영권을 따냈던 참존 마저 임차보증금을 내지 못하며 면세점 사업을 포기했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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