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지난 9월 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갤럭시노트7의 품질 분석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 DB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고 사장은 지난 15일 오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우리 사업부에서 발생한 기출시된 과제 시료를 무단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된 사고, 회사의 자료를 대량으로 유출하다가 적발된 사고 소식 등을 접하며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 사고는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를 간과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하인리히 법칙이란 일정 기간 경고성 전조를 내버려두면 큰 재해가 발생한다는 법칙이다.
고 사장의 이런 언급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7 실패로 일시 좌초한 스마트폰 사업을 차기작 갤럭시S8 성공으로 재도약시키기 위해서는 작은 실수라도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고 사장은 “임직원이 관리해야 할 전략 과제 시료가 중국으로 유출돼 언팩(신제품 공개) 전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주요 기능들이 노출되는 등 크고 작은 보안 사고로 큰 피해와 고통을 경험했다”며 “잠깐의 방심과 부주의로 인한 사소한 보안 사고가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략 과제 보안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날로 더해지고 있는 만큼 잠깐의 실수나 방심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사고라 해도 각별히 주의하고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보안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라는 마음을 가지고 임직원 스스로가 조금 더 철저하게 보안 프로세스와 기본을 준수한다면 보안 사고는 충분히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며 “지금 하는 업무가 위기 극복과 재도약의 추진력이 될 수 있도록 변함없는 노력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단종이 발표된 10월 11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발화 사고의 원인을 반드시 밝혀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고 사장은 한때 갤럭시노트7 실패의 책임을 지고 연말 정기인사에서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회의에 2주 연속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유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