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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면세업계⑧] 특허기간연장 불발·수수료 인상 ‘이중고’

김은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12-12 13:10 최종수정 : 2016-12-12 22:57

서울 시내의 한 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DB

서울 시내의 한 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DB

[한국금융신문 김은지 기자] 면세점 정책이 표류하며 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면세점 특허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갱신을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특허 수수료의 인상은 추진키로 하면서 업계의 불확실성과 혼란이 가중되는 중이다.

정부는 면세점 사업자들에게 안정적인 경영 여건을 마련하는 특허연장안의 처리를 보류하는 반면, 업계에 타격이 되는 특허 수수료 인상은 내년부터 시행한다.

기획재정부는 5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 국정조사에 제출한 기관보고 자료를 통해 “면세점 특허 수수료 인상을 위한 시행규칙 개정을 예정대로 연말까지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5년의 특허를 다시 10년으로 연장·갱신까지 허용하는 등 면세점 관련 정책을 개정할 계획’임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5년의 특허기간 제한은 투자위축과 매장구성 등 면세산업의 경쟁력 저하와 구조적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특허종료 기업에는 근로자 해고, 매몰비용 등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특허 갱신도 지속적으로 허용해서 경쟁력 있는 사업자의 안정적 경영환경을 보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9월 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국회 기획재정위는 지난달 25일 조세 소위에서 관세청이 제출한 관세법 개정안을 당장 처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면세점 선정 과정 및 특허 추가 과정에 영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달 2일 국회 기재위는 조세소위에서 면세점 특허 기간 연장 내용을 제외한 관세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야당은 2일 공개된 대통령탄핵소추안을 통해 “대통령에게 미르·K스포츠재단의 대기업 강제 모금과 관련한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롯데와 SK그룹이 지난해 11월 면세점 특허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했으나 올해 3월 기재부가 개선방안을 발표, 특허를 추가하며 다시 입찰을 했다”고 명기했다. 검찰은 앞서 24일 롯데그룹과 SK그룹, 기재부, 관세청 등을 압수수색한 상태다.

업계는 면세점 특허 기간의 연장이 무산됨에 따라 특허권 상실에 대한 불안감에 직면해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이 5년의 기한이 만료후 재승인 심사에서 특허를 지키는 데 실패했는데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사업장이 언제 폐점할지 모르는 상황은 명품 브랜드 유치의 어려움을 가져올 것이라는 불만 또한 높다.

당장 내년말 5년의 영업기간이 종료되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을 두고 또 한번의 특허 대란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 경우 내년 4~5월 경 면세점 4차 대전이 펼쳐지고, 롯데면세점은 이달 중순 월드타워면세점의 패자부활전에 이어 곧바로 코엑스 면세점의 방어전을 펼쳐야 한다. 업계가 소모적인 경쟁을 지속하는 사이, 정부가 그 동안 너무 낮다고 지적해온 면세점 특허수수료율 또한 최대 20배까지 인상·부과된다.

정부는 3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특허 기간의 연장과 함께 “특허수수료를 인상해서 면세점의 사회적 기여를 확대하고,시장점유율을 특허심사 기준에 반영해서 경쟁적 시장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당시 추진키로한 개정 계획 가운데 일부인 특허수수료율 인상만 정책에 반영되고 면세점 특허 기한의 연장은 불발됐다.

지난해 7월과 11월 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들은 적자행렬 속 수익을 담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가운데 이달 중순 3곳의 대기업 면세점까지 추가되며 면세점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현재 업계가 처한 상황을 무시하고 시내면세점들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을 거스를 수는 없으나, 신규면세점들의 수익성 악화를 보완할 정책은 커녕 개정안 중 일부인 특허수수료 인상만 올리는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허수수료율의 부담이 가중되면 업계의 영업이익은 그만큼 더 줄어들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9일 기획재정부는 면세점 특허수수료율 인상안을 담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며 이를 통해 조성된 수입의 50%는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재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수수료율 인상으로 정부가 거둬 들이는 수입은 지난해 43억원에서 9배가 넘는 연간 394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3월 정부가 발표한 ‘면세점 제도개선방안’ 에 담긴대로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은 현행 0.05%에서 매출액 규모별 0.1~1.0%로 차등 인상된다. 연간 매출액 기준 △2000억원 이하 0.1% △2000억원~1조원 이하 0.5% △1조원 초과 1.0% 등이 부과된다. 단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에 대한 특허수수료율은 현행인 0.01%대를 유지할 계획이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경우 연간 16억 원 가량의 수수료를 내 왔다. 그러나 개선안을 적용할 시 수수료는 16억에서 193억 원으로 높아진다.

그러나 정부가 계속해 지적해 온 ‘국내 면세점들의 특허 수수료가 너무 낮다’는 지적과 반대로 주변국들의 면세점 특허수수료는 국내에 대비해 매우 낮은 실정이다. 홍콩의 특허수수료는 연간 약 325만원, 싱가포르는 연간 약 6300만원, 일본은 연간 약 150만 원에서 1500만원 수준이다. 말레이시아는 특허갱신료로 2년간 약 21만 5000원을 납부한다.

정부는 “특허 기간 연장 관련 법안이 폐기된 것은 아니다”며 “이후에도 임시국회를 열어 보류된 법안들을 검토할 수 있기때문에 관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보고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면세업계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는 등 심사 공정성에 문제가 제기된 상태에서 개정안의 재처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관세청은 신규면세점 심사를 이달 15~17일 진행하며, 오는 17일 오후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은 3개의 특허를 놓고 경쟁을 펼쳐야 한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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