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서울시 제공
강남 지역은 최근 중국인 개별 관광객 유입이 늘고 있는 지역으로 상권 가치가 높아졌다. 강북권이 싹쓸이 명품 쇼핑을 하는 중장년 ‘유커’ 의 명소라면, 최근 강남권은 ‘싼커’ 라 불리는 젊은 중국인 개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부상했다. 때문에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한 곳만으로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중론이다.
싼커들은 깃발부대라 불리며 명동 일대의 쇼핑몰과 고궁 투어를 하던 기존의 단체관광객들과 달리, 맛집 탐방 및 K-pop과 연관된 한류 관광지 방문을 하는 등의 여행 패턴을 갖고 있다. 실제 중국 국경절 기간이었던 올 10월 초에는 싼커 특수가 나타나며 신세계 강남점의 매출 109.2% 신장했고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매출도 62% 신장했다.
◇잠실 월드타워면세점 부활나선 롯데
롯데는 지난해 11월 면세점 사업권을 상실한 송파구 잠실 월드타워면세점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롯데월드타워 7층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오는 연말 완공될 롯데월드타워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그룹의 역량이 총 집결된 123층·555m 규모의 초고층 빌딩으로 △객석이 무대를 에워싸는 국내 최초 빈야드 클래식 전용홀 △국내 최장 수중 터널을 보유한 아쿠아리움 △롯데월드 어드벤처 △전망대 △멀티플렉스 △6성급 호텔 등과 연계한 강남관광벨트를 조성, 관광·쇼핑 복합단지 면세점이자 초대형 면세점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올해 말 완공되는 롯데월드타워와 연결돼 연면적 약 1만8000㎡ 였던 규모를 3만㎡까지 확장할 예정으로, 승용차 6043대와 관광버스 2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도 갖추고 있다.
주변 관광 인프라로는 △한성백제의 역사·문화 유적지 △석촌호수와 올림픽공원 △방이동 먹자골목 등이 있으며 롯데는 내년 초까지 석촌호수에 123m 규모의 대형 음악 분수를 조성할 예정이다.
◇신세계, 반포 센트럴시티 부지로 도전
신세계는 국내 최대의 복합생활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는 서초구 반포로 센트럴시티를 면세점 후보지로 선정했다. 면세점은 43만 2000㎡ 규모의 센트럴 시티 중앙부에 약 1만 3500㎡ , 4개 층 매장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신세계가 면세점 입지로 정한 센트럴시티는 내부에 호텔과 백화점·극장을 갖추고 있다. 가로수길·서래마을·압구정동 등 개별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관광지와도 연결될 뿐 아니라, 예술의 전당·세빛섬 등 인근의 문화 관광 자원이 풍부하다.
신세계는 단체관광객보다는 개별관광객이 주요 타깃으로, 이들의 접근성을 위해서는 대중교통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 보고 있다.
센트럴시티는 대한민국 교통의 중심으로 지하철 3호선과 7·9호선을 비롯해 28개의 버스노선과 3개의 공항버스 노선이 연결 돼 있다. 뿐만 아니라 인천국제공항과 청담·압구정·가로수길·강남역·홍대·이태원 등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관광지 및 서울 전역과 연결된다. 강원과 충청, 호남으로 향하는 130여개 노선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 측은 대한민국 교통의 심장인 센트럴시티에 면세점이 인접하며 쇼핑·관광 인프라 구축을 완성하고, 그 경제적 파급 효과를 서울뿐 아닌 전국으로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HDC신라,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후보지 확정
HDC신라면세점은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아이파크타워 2호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확정했다. 아이파크타워는 옛 한전 부지에 건설되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에 인접한 15층 건물로 이중 1층에서 6층까지 약 1만3000㎡ 공간이 면세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아이파크타워 인근에는 GBC 등 MICE 관광특구를 비롯해 압구정·청담 등 한류거리, 신사·가로수길 등 미식거리·강남역·2400여개의 의료기관 등 관광 인프라가 결집 돼 있어 새로운 면세관광시장을 형성할 곳으로 관측된다.
HDC신라면세점은 강남 지역을 찾는 싼커들이 늘고 있고 이들 대부분이 젊은 ‘밀레니얼 세대’ 라는 점에 주목했으며, 글로벌 IT 강국의 위상에 걸맞게 고객 가치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융합현실(MR)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삼성SDS의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 등 IT기술을 접목한 면세점을 만드는 것이 주안점이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아이파크타워는 건축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견학을 할 정도로 건축물로는 특색 있는 연구대상이다. HDC신라 역시 아이파크타워에 들어서는 면세점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건물 디자인이 담고 있는 역동성과 미래지향적 가치를 반영해 한국 관광의 새로운 랜드 마크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미국의 세계적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설계한 아이파크타워는 탄젠트를 콘셉트로 하고 있으며 선은 기술을 원은 현재의 세계를, 사각형은 인간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삼성동 무역센터점 내세워 출사표
지난 8월 현대백화점면세점 법인(현대면세점)을 설립한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후보지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내세워 특허 획득에 도전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HDC신라면세점이 면세점 후보지로 선정한 아이파크타워와 채 1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현대면세점은 무역센터점 8~10층에 총 1만 4005㎡ 규모의 면세점 운영계획을 밝혔으며, 이는 지난해 1차 면세점 특허 심사 시 계획한 면적인 2개 층 1만 2000㎡ 보다 확대된 크기이다.
현대면세점 역시 HDC신라면세점과 마찬가지로 GBC등 삼성동 일대의 MICE 시설과의 시너지를 강조하는 중이다. 삼성동 일대는 향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최고 경쟁력을 갖춘 지역이라는 설명이다.
삼성동 코엑스 단지는 2014년 MICE 관광특구로 지정된 데다, 컨벤션 센터와 특급호텔 3개·카지노·국내 최초 한류 문화 콘텐츠 전문 공간인 SM타운 코엑스몰·백화점 등이 위치하며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무역센터점 외관에 초대형 미디어벽을 설치하여 코엑스의 관광명소화에 일조하고 한류스타 슈퍼 콘서트 등의 관광 콘텐츠를 개발·진행할 예정이다.
◇SK네트웍스 워커힐, 강남 아닌 동북권 입지
5개 기업중 강남이 아닌 곳을 면세점 입지로 선정한 곳은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이 유일하다. 워커힐면세점은 여타의 시내 면세점들과는 달리 호텔과 카지노·한식당 그리고 천혜의 자연 경관이 어우러진 국내 유일의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으로서의 차별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광진구 광장동 아차산 인근을 입지로 한 워커힐은 서울 시내 면세점 중 교통체증과 주차대란이 없는 유일무이한 면세점이란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도심면세점과 고객이 겹치지 않는 대체불가 면세점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연면적 3만9669㎡ 규모의 워커힐 리조트&스파 조성에 나선다.
워커힐 리조트&스파에는 170m에 이르는 인피니티 풀을 비롯해 △워커힐 온천수가 흐르는 실내외 수영장 △자연친화적 계단형 가든 스파와 최고급 찜질 스파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공원 전망대 등이 만들어지며 전세계 관광객들이 살아생전 꼭 가보고 싶어 하는 명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또한 워커힐면세점은 면적 1만 8224㎡, 순수 매장면적 1만 4313㎡의 규모감을 갖춘 면세점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기존에 비해 매장공간이 2.5배 이상 넓어지는 것이다. 워커힐 리조트 스파는 2년 내 완공 예정이다.
한편 이들 5개 기업에 배정된 면세점 티켓은 3장으로, 관세청은 12월 중 신규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