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회 충전 주행거리, 정부 인증 2배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실주행거리는 정부 인증치를 훨씬 상회하며 400km에 육박한다. 지난 7월 서울 도심 지역에서 국내 각종 언론사 약 80여명의 기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아이오닉 일렉트릭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1회 최대 충전 주행거리를 환산한 결과(배터리를 모두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경우)가 383.4km를 기록했다. 참가자 전원의 평균 주행 가능거리는 222.8km에 달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증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91km임을 감안하면 최고 기록은 인증 주행거리의 2배에 달하며, 평균 주행거리 역시 인증 주행거리 대비 16.6% 높다. 지난달 유투브에 올려진 ‘아이오닉 일렉트릭 1회 충전으로 도심에서 351.1km 주행’ 동영상이 일주일도 안 돼 3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불러오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정부의 인증 결과 발표 당시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경쟁 전기차 대비 짧게는 43km, 길게는 100km 이상 더 긴 주행거리로 이미 큰 관심을 얻은 바 있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효율성이 실주행에서도 입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최근 미국의 전기차 전문 제조업체인 테슬라가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346km에 이르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3’를 오는 2018년경 출시하겠다고 언론에 공개하면서 전기차가 차세대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국내 자동차 업체의 기술 수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 시점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했으며, 실제 주행에서 인증 주행거리를 훌쩍 뛰어넘는 효율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국내 대표 전기차의 성능이 글로벌 선두 업체와의 대등한 수준에 오른 것으로 볼 수 있다.
◇ 대용량 배터리, 고효율 모터 최적 제어 등 첨단 기술 기인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이와 같은 우수한 효율성을 확보한 데에는 대용량 배터리와 고효율 모터의 최적 제어, 난방에 필요한 전력 사용을 최소화하는 히트펌프 시스템 등의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적용된 28kWh 용량의 배터리는 그 크기와 무게는 최소화하면서도 에너지 저장 및 활용 효율을 극대화시켰으며, 최고 출력 88kW(120 PS마력)와 최대 토크 295Nm(약 30kgf.m)를 발휘하는 전기 모터 역시 동력 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국내 시판 전기차 중 최장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인증받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배터리의 실질적인 효율을 표기하는 1kWh 당 에너지 소비효율(표시연비) 역시 스파크EV, SM3 전기차, 닛산 리프, BMW i3 등과 비교하면 5~43% 가량 높다.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미국에서 공개된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Bolt)EV와 비교를 하면 배터리의 용량 차이로 인해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뒤지지만 배터리 용량 대비 주행거리, 즉 에너지의 실질적인 소비효율이 뛰어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볼트EV에는 60kWh의 대용량 배터리가 적용됐으며 이로 인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238마일(381km)에 이르는 것으로 최근 미국 환경청으로부터 주행거리 인증을 받았다.
국내에서 아직 인증을 받지 않아 에너지관리공단의 공식 에너지 소비효율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의 비율을 통해 간접적으로 평가가 가능하다.
우선 볼트EV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대비 두 배가 넘는 배터리 용량을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의 차이는 두 배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에너지 효율이 볼트EV 대비 높다고 추정이 가능하다. 실제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배터리 용량 대비 주행거리의 비율은 6.82(배터리 용량 28kWh, 정부 인증 1회 충전 주행거리 191km 기준)에 이르지만, 볼트EV의 경우 배터리 용량 대비 주행거리의 비율은 6.35이다.
또 배터리의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신기술들이 적용됐다. 우선 ‘히트펌프 시스템’은 차량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냉매의 순환 과정에서 얻어지는 열과 각종 전장 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 등을 활용해 난방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경쟁 차량들이 주로 사용하는 고전압 공기가열식(PTC) 히터 대비 겨울철 전력 소모량을 20%가량 절감했다. 불필요한 전력 소모의 원인이 되는 공조 시스템도 탑승자에 따라 개별적으로 공조기를 가동하는 ‘운전석 개별 공조 시스템’을 적용, 운전자만 탑승했을 경우에는 운전석 부분만 냉난방이 작동하도록 함으로써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했다. 야간에만 사용되는 헤드램프 대비 주야간 구분 없이 빈번하게 사용되는 제동등은 전력 소모가 적은 LED 램프를 기본 적용하는 등 모든 부분에서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들을 적용했다.
◇ 패들시프트 적용, 주행거리 연장에 일조
아이오닉 일렉트릭에는 오직 배터리에만 의존하는 전기차의 주행거리 확보에 무엇보다 중요한 시스템인 회생제동 시스템을 운전자의 선택에 따라 쉽게 조절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가 적용돼 실제 주행에서 더욱 높은 효율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회생제동 시스템은 주행 중 제동시 소모되는 열에너지와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배터리를 충전하는 시스템으로 회생제동 효율에 따라 주행거리를 연장시킬 수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적용된 패들시프트는 차량의 제동력을 조절해 회생제동 시스템을 활용한 배터리 충전량을 조절하는 데 사용되며, 일반적인 패들시프트와 동일한 조작방식으로 회생제동력을 0레벨에서부터 3레벨까지 설정할 수 있다.
특히 패들시프트 방식의 회생제동 컨트롤 시스템은 기존 회생제동 시스템 대비 부품의 수를 줄여 중량 및 부피를 감소시킨 동시에 작동 경로 단순화로 반응성을 높였으며, 브레이크 페달을 통한 회생제동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유압손실을 없애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 함으로써 배터리 충전 성능을 높였다.
이 외에도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국내에서 시판되는 모든 차종 중 가장 낮은 공기저항계수(0.24Cd)를 확보한 공기역학적 디자인과 함께 액티브 에어플랩, 휠 에어커튼, 풀 언더커버 등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각종 기술이 적용됐으며, 보닛 후드와 트렁크 리드 등 주요 부위에 알루미늄 적용하는 등 경량화를 통해 연비를 높였다.
한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올해 말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출시되며 해외 지역에서 경쟁 차량과의 주행거리 경쟁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영국에서 유럽 기준의 인증 방식(NEDC)에 따라 국내와 미국 기준 대비 약 47% 높은 278km(174마일, 현대차 영국 홈페이지 기준)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인증받은바 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