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8일 자기자본 확충 보도에 대해 "자기자본 확충에 대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다각도로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계획되거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연말 합병이 예정돼 있는 통합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하면 자기자본 1위는 미래에셋대우로 바뀌게 된다.
김용환닫기김용환기사 모아보기 NH농협금융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NH투자증권의 자본 확충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지금은 내실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현재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5000억원으로 이 규모로도 현재 진행 못 할 투자은행(IB)사업은 없다는 견해다. NH투자증권의 IB수익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4분기에도 동양매직 매각딜, 여의도 파크원 금융주선 등이 예고돼 있다.
지난 11일 김 회장은 NH투자증권을 방문해 비상경영 현장간담회를 실시했다.
NH농협금융은 조선, 해운업 등 구조조정으로 상반기 적자를 냈다. 하지만 김 회장이 선제적인 빅배스를 단행한 후 3분기 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9월말 흑자로 돌아섰다. 유상증자 같은 방안은 농협금융에 아직 부담이 될 수 있다.
김 회장은 "안전자산 중심으로 부실채권은 줄여나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겠다"며 "현재 NH투자증권에 대한 지배구조를 강화할 순 있어도 당장 자본 확충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앞으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 증권가에 대두되고 있는 고객 중심주의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대형IB 방안은 매력적이지만 회사와 고객에게 진정한 발전 방안을 가져올 수 없다면 무리하게 자기자본 확충을 시도할 이유는 부족하다는게 업계의 또 다른 시각이다.
은행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강화 전략 차원에서 증권사는 중요한 자산이지만 은행 수익이 안정화 됐을 때 더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NH농협금융의 NH투자증권 보유 지분율은 49.11%로 이 비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물론 NH투자증권의 자본 확충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 있다. 자본 확충이 더 시급한 다른 계열사들의 관리와 함께 미래에셋대우 등의 증권가 추이를 지켜본 후 내년쯤 다시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농협금융은 연도말 목표이익 3000억원 달성을 위해 사업추진에 매진할 계획이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