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인하 기간이 종료된 이후 자동차업계는 ‘내수 절벽’에 부딪쳤다. 더 이상 판매 확대 지원책이 사라진 가운데 업계는 ‘신차 효과’와 ‘할인 혜택 강화’를 통해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마케팅이 더 강화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연말을 맞아 현대캐피탈을 통해 주요 차종의 무이자 할부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존 저금리 차종에 ‘이자부담 제로(ZERO) 할부’를 추가 적용, 차량가액 20%를 선수금으로 내고 계약 기간에 따라 이자 부담을 줄이는 할부 프로그램이다. 싼타페와 쏘나타를 포함해 아슬란 2016, 벨로스터 등 현대차 주요 차종을 36개월로 계약하면 무이자 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랜저의 경우 최대 60개월까지 무이자할부 혜택이 적용된다. 기아차는 모닝을 1.5% 저금리로 60개월까지 적용 하며, K3·K5·K5 HEV와 스포티지는 36개월, 48개월, 60개월 기준 각각 1.5%, 2.5%, 3.5%의 저금리가 적용된다. 르노삼성·쉐보레 등도 QM3·트랙스 등 일부 차종을 대상으로 ‘연간 최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마케팅에 대해 ‘제살 깎아먹기’라는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내년에도 자동차산업은 어려움이 예상돼서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글로벌경영연구소는 내년 국내 자동차시장 수요가 올해 보다 2.4% 줄어든 176만대로 전망했다. 시장 위축이 전망이 높지만, 판매 확대를 위해 손해를 보며 할인 경쟁에 돌입한 현황을 안타까워하는 상황이다.
할인 혜택을 실시 중인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최근 현대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 60%가 무너지면서 이번달부터 무이자 혜택을 확대하는 등 할인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사실상 과점사인 현대기아차의 공세에 여타 업체들은 따라갈 수 없지만, 최대한 맞춰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개소세 인하 같은 정책적 지원이 전무한 가운데 판매 확대를 위한 유이책은 ‘신차’와 ‘할인 혜택 강화’”라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퍼주기식 할인 경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