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호아시아나, 금호타이어 인수 올인
아시아나항공의 청주공항 MRO 사업 철수로 인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행보는 더욱 관심도가 높아졌다. 아시아나항공의 사업 철수가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고 해석되는 만큼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는 금호타이어 매각 공고에서 그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오는 20일부터 금호타이어 매각 공고를 실시,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9개 금융사가 보유하고 있는 42.1%의 지분이다. 예비입찰은 오는 11월 중순, 본입찰은 내년 1월로 전망되고 있다. 즉,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그룹) 측도 금호타이어 매각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닫기

그룹 관계자는 “양 회장간 갈등이 봉합된 가운데 그룹의 초점이 쏠린 곳은 금호타이어 인수”라며 “오는 20일 금호타이어 매각 공고가 시작되면 인수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호타이어 인수는 박삼구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금호그룹 재건’에 마지막 방점을 찍는 것”이라며 “최근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투자 부담 등을 이유로 청주공항 MRO사업을 철수했지만, 이는 금호타이어 인수와 전혀 무관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호가 형제 갈등이 봉합돼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지만, 여전히 인수에 걸림돌은 남아 있다. 우선 1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룹 관계자는 “아직 매각 공고가 나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금호타이어 인수에 소요되는 자금이 얼마인지는 모른다”며 “아직 구체적인 자금 확보 방안을 마련한 것은 아니지만, 금호산업 인수 이후 그룹 재건에 타이어가 마지막 단추인 만큼 매각 공고가 시작되면 무조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호타이어의 부진한 실적 탓에 인수 금액을 낮출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229억원의 당기 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224억원 흑자) 대비 실적이 매우 악화됐다.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의 부진한 실적을 근거로 인수금액이 8000억원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하는 상황이다.
◇ 아시아나항공, 투자 부담에 사업 포기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9일 청주공항 MRO 사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달 26일에 충북경제자유규역청에 사업추진 철회와 기존 양해각서 효력 실효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MRO 사업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경제성을 고려해 추진돼야 하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다수의 해외 정비 MRO 전문업체와 함께 면밀한 검토를 추진했으나, 사업성이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사업 철수는 어느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작년 1월 국토교통부가 MRO단지 조성을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할 때만 해도 사업 의지가 충만했었다. 그러나 작년 7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업 계획 전면 재검토 지시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1년이 넘도록 사업계획을 제출하지 않았고, 결국 사업포기를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지만, 그동안 적자를 기록해오는 등 실적이 좋다고 볼 수 없고 자금여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며 “결국 박삼구 회장이 금호기업 재건을 위한 최종 단계로 선택한 금호타이어 인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