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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자본규제 M&A 부채질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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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6-20 01:35

NCR 변화 규모 유동성 경쟁 유도
대형 IB·중소 특화 이원화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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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자본규제 M&A 부채질
[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최근 증권업계는 M&A를 통한 체질개선 바람이 거세다. 하지만 과거 M&A 사례가 구조조정 관련 성격이 강했던 것에 비해 요새 이뤄지고 있는 인수·합병은 성격을 달리 한다. 수익구조와 정책 방향에도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이후 상반기 증권업계는 굵직한 M&A들이 줄을 이었다. 유안타증권의 동양증권 인수,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 메리츠종금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의 합병,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의 LIG투자증권 인수, 미래에셋그룹의 KDB대우증권의 인수(예정),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예정) 등이 그것이다. 이어 현대중공업 계열의 하이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왔으며 SK증권과 삼성증권도 차기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현재 증권사는 총 56개사로 그 중 국내 법인은 46개 외국계 지점은 10개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신규설립은 자본시장법 제정일인 2007년 8월부터 시행일인 2009년 2월에 집중돼 있는데 2000년대 이후 증권업 수익성이 악화 일로의 상황에도 국내 증권사 수는 큰 변동이 없었다.

한국 증권시장 M&A는 구조조정 관련 매물과 금융·대기업 간의 합종연횡 포트폴리오 두 가지 방식에 의해 진행돼 왔으며 그동안 수익성 악화에 따른 증권업 자체 내의 자발적 M&A는 상대적으로 수가 적었다.

지난 16일 열린 ‘자본시장과 증권산업의 발전과 성장’ 심포지엄에서는 차후 증권사 간 M&A 압력은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대한 일정부분 논의가 진행됐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이후 자기자본의 증가세에 비해 순영업수익의 증가는 정체되기 시작했다. 2010년 이후 경쟁심화로 인한 가격지배력의 틀이 깨지면서 브로커리지 비중은 점차 감소해 왔다.

H-통계량(완전경쟁과 독점적 경쟁을 나타내 주는 지표)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권업 경쟁도는 독점 시장에서 완전경쟁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여년 간 경쟁심화는 가속화 됐지만 증권사 수는 감소하지 않았다. 이는 대기업이나 금융지주의 기존 증권사를 활용한 증권업 진출로 인한 영향인 것으로 파악됐다.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에 적용된 NCR(Net Capital Ratio) 방식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됐다. 국내 NCR제도는 재무건전성에 해당하는지 위험도를 측정하기 위한 것인지 불분명해 규모의 경쟁을 불러일으켰다는 주장이다. 구NCR에 비해 신NCR은 기존 분모에 있던 총위험액이 분자로 이동하고 대신 필요유지자기자본이 대입돼 자본에 대한 필요성이 한층 강화됐다.

강형구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규모는 재무건전성 지표가 아니다”라며 “소형회사에 불이익을 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NCR제도에선 자본 확충으로 인한 불필요한 유동성 경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온라인이나 핀테크 증권사 같은 특화형 증권사에도 영업용 순자본 규제가 적합한 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는 중형증권사의 고위험 비즈니스를 막는 NCR제도로 인해 자본 확충 성격의 M&A에 영향이 갈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김태현닫기김태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NCR외에 다른 제도가 필요할 수 있으며 규제를 심하게 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증권사의 채권매매수익이 많은 것에 대해선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며 좀 더 증권회사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NCR 적용으로 중소형사가 어려워 질 수 있지만 규모에 따른 영업 수준이 맞춰지는 것에 대해 이해를 바란다”며 “초대형 IB에 대한 육성방안과 함께 중소형사의 특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대형 IB 육성방안의 구체적인 안은 내달 금융위원회가 발표할 예정으로 차후 M&A 시장판도 변화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상품과 모험자산에 대한 비중과 관심은 높아졌다. 신NCR 도입으로 촉발된 자본 규제는 새로운 경쟁 환경의 변화를 초래했다. 미래에셋증권과 KB금융지주의 인수·합병이 마무리 되면 상위 6개사의 시장점유율은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는 초대형 증권사와 특화 중소형사로 재편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자본 규모의 필요성이 커진 반면 브로커리지 의존도는 감소해 거래대금으로 이익을 내기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는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KB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의 6개사로 M&A 평가기준 완화, 펀드 결성 출자 지원, 증권담보대출 지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 초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특화 증권사로의 시장 재편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한 시장 분할은 현재 수익성 악화에 대비하며 가격 지배력 회복을 이루고 위험인수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것이 수익 성장으로 이어질 경우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

이 같은 고민을 우리보다 먼저 한 미국의 경우 대형 투자은행과 중소형 특화증권사를 이미 시장에 정착시켰다. 대형 IB는 PI(자기자본투자), 해외진출에 주력하고, 중소형 증권사는 리서치나 기업자문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권산업은 이원화 된 구조로 대형 투자은행은 대기업과 해외기업을 고객으로 레버리지 활용 업무를 진행하며 중소형사는 내수시장 및 중소기업 자문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한국 증권사들이 제한된 국내시장에서 대형, 중소형사가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공유했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될 수 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초대형 IB 미래에셋대우의 출현으로 증권업계의 거대한 시장판도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수익성 악화, 동종 업종 경쟁 심화, 자본에 대한 규제 등의 중요한 사유들이 차후 M&A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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