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결합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공정위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과 합병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통신업계에서는 4월 말이나 5월 초에는 심사결과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공정위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일축했다.
KT·LG유플러스는 “합병은 절재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인수합병(M&A)에 대한 소송전이 내달 본격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라, SK가 최종 합병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KT와 LG유플러스 직원은 3월 SK브로드밴드와 CJ헬레비전의 합병을 결의한 주주총회가 무효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주식 합병 비율이 불공정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내달 3일 첫 심리가 열린다.
SK는 개원을 앞둔 20대 국회의 반대도 넘어야 한다. M&A가 시장논리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번 M&A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권의 찬반논쟁이 팽팽한 상황이다. 제 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양사의 합병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근 “대기업의 방송 진출은 부작용을 최소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합병 승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장기전에 돌입했지만, 결국 합병 승인으로 가닥이 잡힌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김희재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일부 제약조건이 가해진다 하더라도 SK텔레콤과의 합병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며 “정부가 이종산업 간의 융합, 규제완화 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양사의 합병이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만큼 민감한 사안이라 당국의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흐를 가능성은 높지만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CJ헬로비전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면 디지털방송 전환속도가 빨라져 실적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