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신자가 ‘한전 부지 환수’ 글귀가 적힌 띠를 등에 두르고 있다. 정수남 기자
29일 봉은사에 따르면 한전 부지 일부 땅은 원주인이 봉은사다.
1970년대 중반 고(故) 박정희 군사 정권은 이곳에 국가 기관을 유치한다는 이유로 봉은사 소유 땅을 강제로 몰수했다.
이후 군사정부는 이곳에 한국전력과 코엑스를 건립했다.
이어 참여정부(2003년∼2008년)가 국토 균형발전을 추진, 전국에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정부 부처와 공기업 등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자, 봉은사는 원래 소유이던 땅을 3조원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정부와 서울시가 유야무야 이를 넘겼고, 2014년 하반기 서울시는 당시 공시지가 3조원 초반대의 한전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현대차그룹에 팔았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한 스님은 “이곳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허허벌판 이었다”며 “한전 부지 일부가 봉은사 소유인 만큼 시는 현대차그룹에 매각하기 전에 봉은사와 먼저 협상하는 게 법적으로도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단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본 소유 땅을 되찾을 때까지는 실력행사를 지속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날 봉은사 소속 스님과 신자 300여명은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을 3보 1배로 돌면서, 한전 땅 환수를 요구했다.
한편, 그 동안 강남구는 1조원의 기부 체납과 관련해 지역에 이를 먼저 배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다. 최근 강남구와 시, 현대차는 이 문제를 타결했으며 현대차의 GBC건설이 탄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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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