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애플의 아이폰SE.
아이폰SE가 늦어도 내달 초 국내 출시 예정이라,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LG전자의 G5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신형 10.16㎝(4인치) 아이폰SE가 1차 출시국 중 일부 국가에서 뒤늦게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등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당초 아이폰SE는 출시 첫 주말에 전체 아이폰 판매 점유율의 0.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아이폰 신제품의 첫 주말 점유율 기록 가운데 5년래 최저 수준이다.
그러다 지난주부터 미국 애플 공식 사이트와 오프라인 유통점에서 아이폰SE의 배송이 길어지고 있으며, 일부 모델이 경우 최대 3주 정도 기다려야 제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아이폰SE, 일부 모델 3주 기다려야
이를 감안해 시장에서도 판매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포브스는 스티브 밀루노비치 UBS 애널리스트의 최신 데이터를 인용해 아이폰의 2분기 수요가 6290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종전 월스트리트는 5000만~5200만대정도 판매로 예상했다. 밀루노비치의 예상대로라면 애플의 2분기 매출은 600억달러(68조원)를 상회할 전망으로, 이 역시 종전 전망치인 500억∼530억달러를 크게 초과하는 액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아이폰은 충성고객이 많아 출시와 동시에 구매가 몰리는 현상이 일반적”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보급형의 경우 점진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애플 충성 고객뿐만이 아니라, 안드로이드OS를 사용하던 고객들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생긴 현상”이라며 “저렴해진 아이폰을 사용해보려는 교체수요가 꾸준히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슬라이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예약 판매 첫주 아이폰SE를 구매한 고객 중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전환한 사용자의 비율이 16%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올해 전략 제품인 갤럭시S7과 G5 등 고급 스마트폰을 각각 내놓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있다.
◇ 아이폰SE 출시, 삼성·LG전자 ‘긴장’
애플은 지난달 말 4월 출시국에 한국을 포함했다. 애플은 국내 이통 3사와도 논의를 진행했으나, 아이폰SE의 뒤늦은 인기로 물량 부족을 감안해 한국 출시를 내달 초로 미뤘다. 세계 주요 시장 수요가 생산량보다 많아 공급 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주요 외신은 “미국 내 오프라인 매장에 아이폰SE 재고가 부족하다”며 “공급 부족으로 정상적인 판매가 어려운 상태”라고 보도했다. 게다가 갤럭시S7과 G5가 선전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무리하게 진출하지 않고 이들 고급폰에 대한 인기가 사그라질 때 선보여 신제품 효과를 극대화 하려는 애플의 전략도 숨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애플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폰SE의 공기계 가격이 16GB 모델을 59만원 64GB 모델을 73만원으로 책정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아이폰SE가 국내에 상륙하면 갤럭시S7과 G5의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이구동성이다.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저렴한 아이폰SE의 가격은 미국 판매가 기준 16GB 모델 399달러(46만2000원), 64GB 모델 499달러(57만8000원)로 기존 아이폰의 절반 수준이다.
이번 신제품의 경우 디자인과 사양은 전작들과 크게 달라지지 않고,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새 아이폰SE의 가장 중요한 점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라며 “갤럭시S7과 G5는 올 가을 출시될 아이폰7을 기다리는 대기수요와 저렴한 아이폰을 구매하려는 신규 고객 사이에서 고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