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IC 인근에 자리한 (왼쪽부터)토요타와 닛산의 수원전시장. 정수남 기자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 4사가 업계 1위부터 4위까지 싹쓸이 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도 67%(2015년)로 과점 상태다.
이는 국내 진출한 20여개 수입차 브랜드가 나머지 30% 시장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셈.
세계 1위이자, 일본 1위 업체인 토요타는 2003년 자사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를 한국 시장에 선이면서 3774대를 팔아 단숨에 업계 2위에 올랐다. 이어 렉서스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업계 1위를 달렸지만, 2008년에는 역시 일본 3위 업체인 혼다가 사상 처음으로 1만대 판매(1만2356대)를 돌파하면서 BMW(8396대), 메르세데스-벤츠(7230대)의 뒤를 이어 4위(6065대)로 밀렸다.
2005년 국내 진출한 닛산의 인피니티도 꾸준히 업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BMW와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이 업계 상위 4위까지를 독차지하면서 지난해 렉서스는 6위(7956대), 토요타 7위(7825대), 닛산 10위(7000대), 혼다 13위(4511대) 등으로 상위권에서 멀어졌다.
이는 2010년대 들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승용차가 강세를 보이면서 가솔린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 중심의 라인업을 구사하는 일본 업체들이 경쟁에서 뒤쳐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이를 감안해 인피티니도 2012년부터 디젤 승용차를 출시했으나,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인피티니 디젤 차량이 소위 ‘디젤 차량의 무덤’으로 이름 난 자국에서는 판대되고 있지 않아서다.
◇토요타, 올해 하이브리 판매 비중 50%이상으로 잡아
이에 대해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유럽은 도로를 달이는 절반 이상의 차량이 디젤 차량”이라면서도 “반면, 일본의 경우 디젤 차량이 약세라 자국에서 운행하지 않는 모델을 해외 소비자가 구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토요타는 친환경 차량인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한국을 포함해 미래 시장에 대비한다.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 등록이 18만361대로 전년보다 28.6% 급증하는 등 앞으로 친환경 시장 성장세가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하이브리드 등록 차량은 17만4620대로 96.8%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전기차 5712대(3.2%), 수소차 29대 순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2020년까지 친환경차 100만대 보급을 목표로 인프라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토요타의 성장세를 업계는 예상했다.
토요타가 최근 4세대 프리우스를 한국에 선보이고 올해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비중을 50%이상으로 확대한 이유다.
한국토요타 요시다 아키히사 사장은 “뛰어난 상품성과 가격경쟁력을 가진 토요타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속적으로 투입한다는 ‘스마트 하이브리드 라인업 전략’으로 올해 연간 판매목표 8500대 중 하이브리드 판매비중을 50%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닛산도 전기차 리프 등 친환경 모델로, 혼다는 고효율 석유연료 차량과 대(對)고객 서비스 강화로 한국 시장점유율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차량 내외장 관리 전문업체 Z-1 이천우 대표는 “200년대 중후반에는 고객 대부분이 일본 브랜드를 차량을 몰고왔다”면서 “최근에는 차량 관리을 받는 차량 80%는 BMW 등 독일 차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완성차 판매는 정부 정책과 트렌드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친환경 차량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8000대, 하이브리드카 3만400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3000대, 수소차 71대 등 4만1471대의 친환경차 보급 목표를 세우고 구매보조금 2014억원을 마련했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