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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술은 새 부대에

정수남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3-25 03:04 최종수정 : 2016-03-25 07:39

새 술은 새 부대에
[한국금융신문 정수남 기자] 최근 국내 재계는 3세 경영, 더 빠르면 4세 경영 등 세대 교체가 최대 이슈다. 우리나라 재벌 기업의 경우 미국의 전문 경영인, 일본의 법인 경연인 체제가 아닌 오너 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3세 경영을 시작한 삼성전자의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부회장과 현대자동차의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은 국내외 재계는 물론, 언론의 관심에 단연 수위를 달리고 있다.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경제계 전방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해서다.

이중에서도 정 부회장은 세계 5위의 자동차업체 수장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다. 그도 그럴것이 완성차업체나 비완성차업체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동차 분야를 선택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삼성전자와 LG전자, SK를 들 수 있고 멀리서는 구글과 애플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만큼 자동차가 부가가치가 높고 세인의 관심이 높아서 일 게다.

이를 감안해 최근 2∼3년 새 경영 전면에 나선 정 부회장이 자사의 미래 전략 사업을 총지휘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고급브랜드 전략을 세우더니 11월에는 지네시스를 고급브랜드로 선정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12월 제네시스 첫차로 EQ900을 선보였다. 올초에는 제네시스를 들고 직접 미국 디트로이트로 날아가 이를 세계에 소개했다. 이달 초에는 제네바모터쇼에서도 제네시스를 전방에 배치했으며, 하순께는 다시 미국 뉴욕오토쇼를 찾아 제네시스 ‘뉴욕 콘셉트’도 선보였다.

이는 부친이 대중브랜드로 다진 명성을 고급브랜드로 승화하는 전략인 셈이며, 부가가치를 높이는 사업 구상이다.

여기에 정 부회장은 친환경도 성장 전략으로 설정하고 전력투구하고 있다. 1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출시한데 이어, 이달에는 아이오닉 전기차를 내놨다. 하반기에는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달 정 부회장은 제네바모터쇼와 뉴욕오토쇼에 이들 3총사를 내놓으면서 자사의 친환경 정책을 공식화 했다. 2000년대 중반 교토의정서, 지난해 말 체결된 파리 기후협약 등으로 이제 환경은 기본이 아닌 필수로 부상한 점을 감안한 전략이다.

정 부회장의 경영 전략은 이 같은 시대 흐름에 시의 적절한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새 술(酒)’인 셈이다.

그렇다면 ‘새 술’을‘ 담아야 하는 ’새 부대(負袋)’는?

여전히 현대차는 49세의 중년이다. 46세의 정 부회장과 큰 차이가 없다. 현재 현대차는 새 술을 담기에는 부담스럽다. 더 젊어져야 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종전 문어발식 경영에서 탈피해 방산 계열사와 석유화학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몸집 줄이기를 실행했다. 이 같은 다이어트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 부회장이 국내 최고의 마케팅 솔루션 계열사인 제일기획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이 부회장은 계열사 간 합종연횡으로 그룹 역량을 전기와 전자, 물류와 유통에 집중하고 있다.

정 부회장도 현대제철과 현대아히스코를 합병하는 등 유사 업종의 계열사를 묶는 작업을 진행했다. 여기다 끝이다.

오히려 현대차그룹은 몸집이 더 비대해졌다. 현대차그룹은 건설 부분 계열사로 엠코가 있지만, 업계 1위이자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20111년 인수했다. 정몽구 회장은 2000년 현대자동차와 9개 계열사를 데리고 현대그룹에서 출가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는 52개로 늘었다.

비만은 당뇨병,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 질환과 뇌졸중 등 뇌질환을 유발하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의학계는 지적하고 있다. 국내 비대한 재벌 기업도 이 같은 지적에 자유로울 수 없다.

정 부회장이 더 적극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게다가 이 부회장은 국내 재벌 기업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순환출자구조도 해결했다. 유사 업종의 합종연횡과 그 과정에서 순환출자 고리를 이루는 계열사의 지분을 획득하는 방법을 구사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순한출자 구조를 고수하고 있으며, 2010년대 초반 잠시 수면 위로 떠오른 지주회사 전환도 주춤한 상태다.

“현대차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지주회사 전환, 순환출자 구조 해소 등의)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지 심히 우려된다”는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 말이 아니더라도 현대차의 회춘 작업은 절실해 보인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야한다’는 속담이 있다.

현대차가 100년, 200년 국민 기업으로 영속하기 위해서는 더 젊어져야 한다. 속담을 새겨야 들어야 할 때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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