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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달 부담 뛰는데 손발 묶인 카드사

강은영 기자

eyk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15 00:00

시장금리 뛰는데 조달 부담…카드사들 ‘각자도생ʼ
규제 부담은 여전…혁신 여력마저 위축 ‘지적ʼ

▲ 강은영 기자

▲ 강은영 기자

[한국금융신문 강은영 기자]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긴밀한 대응은 기업에 있어 필수적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대내외 시장 상황과 제도 변화에 발맞춰 전략을 조정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업권은 국내 금리뿐 아니라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 데다 규제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최근 카드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카드업계가 마주한 현실은 각종 세미나 현장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과거 세미나가 미래 성장 전략을 논하는 자리였다면, 최근에는 현실적인 위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을 고민하는 자리에 가까워졌다. 성장보다 생존이 먼저라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최근 참석한 한 세미나에서도 카드사의 조달 환경 악화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적금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없어 회사채와 ABS(자산유동화증권) 등 외부 차입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시장금리가 오르면 조달금리도 함께 상승하게 되면서 높아진 조달 비용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카드업계가 금리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실제 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올해 초 3.337%에 불과했지만,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최근 4%대로 뛰어올랐다. 지난 4일 기준 4.371%를 기록한 만큼 카드사들이 체감하는 조달 부담 역시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높아진 조달 비용을 마냥 감내할 수만은 없는 카드사들은 해외 ABS와 김치본드 발행 등 조달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 ABS는 국내 채권시장 수급 상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장기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글로벌 투자자 기반을 활용할 수 있어 국내 시장이 위축된 시기에도 조달 창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치본드도 조달 수단 다변화 방법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 채권인 김치본드는 해외 투자자 자금을 유치하면서 해외 직접 발행에 비해 절차가 비교적 간편하다. 투자자 저변을 확대해 특정 조달 수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조달 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제도적 지원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조달 부담을 낮추기 위한 여러 노력 속에도 업계를 둘러싼 규제 환경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이 레버리지 규제 부담으로 인해 조달금리 상승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는 결국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카드사들은 결제 시장에서 빅테크와 경쟁하고, 신사업 발굴이 이뤄져야 하지만, 높아진 조달금리와 규제 부담 속에서는 새로운 투자와 혁신을 위한 여력 확보도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카드사들이 원하는 것은 급변하는 시장에 맞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유연성이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카드업계에 맞춰 규제도 현실을 반영해 함께 진화해야 한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 편익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카드업계를 둘러싼 규제 체계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강은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eyk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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