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차별화된 경영정책으로 큰 폭의 경영실적 상승세를 기록했다. 사진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어록이 걸린 현대오일크 서울 압구정주유소. 정수남 기자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3분 영업이익 4207억원, 당기순이익 317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18.8%(2284억원), 946.9%(2869억원) 각각 급증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같은 실적은 이 회사의 업계 1위 고도화설비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고도화설비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값싼 중질유(벙커C유)를 재처리해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와 등·경유 등 경질유로 바꾸는 설비를 말한다.
이에 따라 고도화비율은 원유처리능력에 대비한 고유황 벙커C유 분해 탈황시설 비율로 정유회사의 부가가치 시설을 나타내는 척도로 사용된다. 현재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은 39.1%로 업계 1위다.
이 회사의 원유 다변화 정책도 고성장에 힘을 보탰다. 국내 정유 업체는 대부분 중동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들 원유 종류는 수백종에 이른다.
현대 오일뱅크는 지난해 수입선을 다변화 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이는 다시 우수한 경영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의 우수한 경영실적은 고도화설비와 유종 다변화 등 쌍끌이 전략이 주효한 셈.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은 줄었으나, 효과적인 대응 전략으로 흑자를 달성했다”면서 “올해도 고도화 시설을 늘리는 등 같은 전략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지속된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 정유 4사는 큰 폭으로 매출이 하락했으며,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보다 44.8% 급감했다. 경쟁 업체들의 경우 지난해 정제 마진 극대화와 비용 절감으로 역시 모두 흑자를 달성했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