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회장은 SK 23.4%, SK케미칼 0.05%, SK케미칼우 3.11%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4조2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최태원 회장은 40억원대의 자택을 빼고는 부동산이 거의 없는 상황, 재산 대부분이 SK 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은 노소영 관장과 결혼 이후인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해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재산 분할은 결혼 생활 파탄의 잘못이 누구에게 있느냐와 별개로 재산 형성 기여도를 고려한다. 결혼생활이 20년을 넘길 경우 배우자가 분할 받을 수 있는 재산은 50% 선에 이른다. 배우자가 재산 증식에 크게 기여했거나 재산 분할분 안에 위자료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 비중이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노소영 관장은 현재 SK 0.01%(21억9000만원), SK이노베이션 0.01%(10억5000만원) 등 32억4000만원어치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그룹 지배력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이혼 소송 시 재산 분할 과정에서 노소영 관장이 SK텔레콤 등의 지분을 요구할 경우 그룹 지배력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노소영 관장이 현금이나 다른 자산보다 그룹 성장 과정에서의 기여도를 주장하며 SK텔레콤 등의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재계의 관측이다.
29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SK그룹의 지배력 약화에 대한 우려로 SK그룹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SK텔레콤은 6.52% 하락 마감했고, 지주회사인 SK도 1.57% 내렸다.
그러나 그룹 안팎에서 최태원 회장 부부의 이혼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당장 SK그룹의 지배구조가 바뀔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태원 회장 부부의 세 자녀(장녀 윤정씨 26세, 차녀 민정씨 24세, 장남 인근씨 20세)와 막내 딸(6세)이 모두 어려 상속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올해 지주사인 SK(주)와 SKC&C가 합병하면서 최태원 회장의 지분율은 32.9%에서 23.4%로 낮아졌으나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씨가 7.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노소영 관장이 소송을 통해 SK지분의 절반인 11.7%를 요구해도 최기원씨의 지분을 합치면 최대주주 지분이 19.2%가 돼 경영권 유지에는 무리가 없다는 의견이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