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롯데그룹 임원 인사는 ‘안정 속의 변화’와 ‘미래 인재 육성’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정책본부의 이인원 부회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 황각규 운영실장(사장) 등 주요 인사들과 롯데쇼핑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유임됐다. 임원승진 규모도 지난해 207명에 비해 올해는 소폭 줄었다.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해 신임임원이 23명이었으나, 올해는 18명으로 20% 줄어들었다.
반면 그룹의 ICT를 담당하고 있는 롯데정보통신과 현대정보기술은 올해 5명의 신임임원이 추가 발령됐다. 지난해 2명에 비해 대폭 늘어난 숫자다. 이는 ICT관련 업종의 임원을 적극적으로 발탁해 향후 그룹의 옴니채널 등 정보통신 기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들이 유임된 가운데, 호텔롯데 롯데면세점의 이홍균 대표는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사업권 재승인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홍균 전 대표는 면세점 사업지원을 위해 상임고문을 맡기로 결정했다.
이홍균 전 대표의 후임으로는 대홍기획 대표를 맡고 있던 장선욱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장선욱 신임 대표는 호텔롯데 출신으로 호텔, 면세점 등 관광서비스업 관련 업무에 오랜 경험을 쌓아왔다. 대홍기획 대표로 재임 중에는 조직문화를 개선해 회사의 경쟁력을 키웠다는 평가다.
신임 대홍기획 대표에는 정책본부 운영실 이갑 전무가 내정됐다. 이 대표는 정책본부에 근무하기 전 롯데백화점에서 마케팅, 상품, 영업 등 다양한 직무를 경험했다.
롯데는 올해 인사에서도 여성임원을 추가로 배출했다. 롯데백화점 김영희 상무보와 롯데홈쇼핑 유혜승 상무보 2명이다. 모두 경력사원으로 롯데에 입사해 임원으로 승진했다. 김영희 상무보는 교육전문가지만 아울렛 서울역점장으로 재직하면서 특유의 친화력과 섬세한 매장 운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유혜승 상무보는 방송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그룹 내 첫 외국인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던 롯데마트의 인도네시아 도매부문장 조셉 분타란(Joseph Buntaran)과 모스크바호텔 총지배인 모튼 앤더센(Morten Andersen)은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진급했다. 해외 사업 확대에 힘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주요 계열사 대표 대부분을 유임시켜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 가는 데 중점을 뒀으며,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젊고 유능한 인재는 적극적으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