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신성장동력을 위한 인수합병(M&A)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달에만 CJ헬로비전에 이어 OCI머티리얼즈까지 대형 M&A 2건 성사시켰다. 지난 8월 SK(주)의 출범과 함께 발표한 5대 핵심 성장산업(IT서비스·ICT융합·LNG·바이오·반도체소재)에서 IT서비스와 반도체 사업을 육성시키기 위해서다.
◇OCI머티리얼즈 인수로 반도체 강화
SK그룹은 지주사인 SK(주)를 통해 24일 OCI머티리얼즈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SK그룹은 OCI가 보유한 OCI머티리얼즈 지분 517만8535주(지분율 49.1%)를 4816억원(주당 9만3000원)에 인수했다. OCI머티리얼즈는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제조공정에 쓰이는 특수가스를 제조·판매한다. 1982년 경상북도 영주에 설립돼 2005년 OCI에 인수된 후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회사 세계 1위로 성장했다. OCI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세정용 NF3(삼불화질소)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50%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411억 원, 영업이익은 766억 원을 달성했다. 때문에 OCI머티리얼즈는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등에서 수익률이 높은 알짜회사로 꼽힌다.
최태원 회장은 이처럼 수익성이 높은 OCI머티리얼즈를 경영권 프리미엄도 붙이지 않고 시가총액의 절반 수준인 5천억 여원에 사들이는 행운을 얻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소재 사업은 제조 기업과의 기술 협업 등 협력 관계가 중요한 만큼 SK하이닉스와 반도체사업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CJ헬로비전 인수 전격 결정
최태원 SK 회장은 OCI머티리얼즈 인수에 앞서 CJ헬로비전의 인수를 전격 결정했다. 지난 2일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을 통해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총 1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53.9% 중 30%를 5000억원에 먼저 인수하고, 나머지 23.9%는 5년 이내에 언제든 5000억원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기로 한 것이다.
CJ헬로비전은 420만명의 케이블TV 가입자를 갖고 있으며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알뜰폰 사업도 한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한 이후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계획이다. 정부 인가를 거쳐 내년 4월까지 합병 작업이 완료되면 SK는 연 매출 4조원에 유료방송 가입자 750만명(IPTV 가입자 포함)를 보유한 대형 유선방송 사업자가 된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 합병이 완료되면 유료방송 시장은 물론이고 초고속인터넷 분야에서도 시장구도가 재편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M&A 성장신화 지속 여부 관심
최태원 회장이 그동안의 경영공백을 만회라는 하려는 듯이 과감하게 M&A를 추진하는 것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SK그룹은그동안 M&A를 통해 핵심계열사의 틀을 재편하면서 성장해 왔다. SK 주력사인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이 모두 M&A를 해서 기업가치를 높인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M&A가 성장신화를 계속 쓰는데 보탬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은 경영일선 복귀는 어쨌거나 재계의 사업재편에 속도를 더해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삼성이 핵심 비주력 계열사를 과감하게 매각하고 있는 있는 상황이어서 재계 전체의 사업재편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