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계좌이동제, 은행권 지각변동 가져올까?

김효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11-02 00:58

계좌이동 대상 예금 잔액 242조 8000억 두고 촉각
금리경쟁 지나치면 수익성 악화…보수적 전략 필요

계좌이동제, 은행권 지각변동 가져올까?
자동이체 출금계좌를 손쉽게 변경할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향후 은행권에 어떠한 판도변화를 몰고 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계좌이동제는 통신·보험·카드비 등 여러 건의 자동이체 출금계좌를 한 번에 다른 은행 계좌로 변경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엔 금융소비자가 요금청구기관별로 일일이 해지하고 새로 등록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의 은행선택권 확대를 통해 편의성과 혜택을 높이는 한편 은행들의 경쟁을 이끌어 내겠다는 포석이다.

◇ 내년 6월까지 서비스 단계적 확대

이번에 시행되는 계좌이동제는 지난 7월에 실시된 1단계에 이은 2단계 조치다. 7월 1일 오픈한 페이인포(www.pay info.or.kr)에선 은행 등 금융회사에 등록된 자동납부 목록 조회와 해지 서비스만 제공했다. 10월 30일부터는 통신·보험·카드 등 전체 자동이체 건수의 67%에 해당하는 3개 주요 업종 자동납부를 대상으로 출금계좌 변경이 가능하다.

시행 첫날인 지난달 30일 17시 기준 페이인포 접속건수는 18만 3570건이었으며 자동이체 계좌 변경이 2만 3047건, 자동이체 해지신청이 5만 6701건이었다.

내년 2월부터는 온라인뿐 아니라 전국 은행지점 창구에서 직접 자동납부뿐 아니라 자동송금까지 할 수 있다. 새롭게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하려는 은행 지점을 찾아가 계좌를 개설하면서 타행 계좌의 자동이체를 끌어올 수 있는 것이다. 내년 6월부터는 각종 공과금과 신문구독료, 학원비 등 모든 자동이체 납부 변경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시스템 안정화 추이를 보면서 서비스 수준과 참여 금융회사 범위 등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 은행 수익성 악화 요인 지적

내년부터 계좌이동제가 지점 창구에서도 본격 시행될 경우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좌이동제 시행이 내년 국내은행들의 수익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했다. 고객 선택권 확대로 예금잔액 변동성이 커지면서 특히 요구불예금 규모가 작은 은행의 추가 유동성 비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마케팅 비용 부담도 가중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앞서 계좌이동제를 도입한 영국은 대형은행들이 계좌이동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바클레이즈의 경우 지난해 8만좌 이상의 고객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중소형 은행인 산탄데르, 할리팍스는 고금리와 캐시백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지난해 전체 계좌이동 약 110만건 중 30% 정도를 차지하는 등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 “은행 간 금리경쟁 경계해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처리된 자동이체 건수는 총 26억 1000만건, 금액은 799조 8000억원에 달했다. 1인당 월평균 이체건수는 8건, 건당 평균 이체금액은 31만원 수준이다. 계좌이동제 대상이 되는 개인 수시입출금식 계좌수는 약 2억개로 예금 잔액은 242조 8000억이고 월평균 예금잔액이 30만원 이상인 활동성 계좌수는 5500만개(28%) 정도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 각 은행마다 ‘집토끼’를 잡기 위한 주거래고객 패키지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급여이체, 신용카드 이용실적 등에 따라 우대금리는 물론 수수료 무제한 면제 등 고객 유치를 위한 미끼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규고객 확보 및 기존고객 유치를 위한 당장의 손쉬운 경쟁수단은 수신금리 인상”이라며 “은행들의 지나친 금리경쟁은 조달비용의 급격한 증가로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해외사례를 보면 외국계나 소형은행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신규고객을 유치하는데 기존 은행들은 보수적인 방어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800조원 머니무브는 과장

계좌이동제 시행으로 금융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확대되는 이점도 있지만 반대로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한다. 기존계좌의 자동이체가 금리나 수수료 우대조건일 경우 계좌이동 시 대출금리 상승이나 예·적금 금리인하, 면제받던 수수료 부과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여론조사 기관인 NICE알앤씨 조사에 따르면 계좌이동제와 관련해 금융소비자들은 계좌이동 후 기존 주거래은행에서 받던 혜택 소멸을 가장 우려했다. 이러한 인식은 특히 금융자산 1억원 이상이거나 주거래은행 변경 의향이 없는 소비자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때문에 다수 미디어들이 추정하는 800조원 시장에 대해선 다소 과장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발생한 자동이체 금액이 약 800조원이긴 하지만 전체 개인 수시입출금식 계좌 2억개의 잔액은 242조 8000억원으로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또한 영국에서 1년간 계좌를 이동한 비중이 전체 계좌의 3%였는데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계좌이동제가 은행산업의 판을 뒤흔드는 역할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높이고 경쟁을 촉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금융 다른 기사

1 이환주號 국민은행, 채용부터 배치까지 ‘직무형 은행’ 전환…PB·RM·AI 특화 모델 [은행원의 진화] 이환주 행장이 이끄는 KB국민은행은 ‘만능 행원’ 대신 기업금융 RM(Relationship Manager)과 자산관리 PB(Private Banker), AI·IT 등 직무별 전문가를 키우는 방향으로 인력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채용 단계부터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AI·플랫폼개발 등을 별도 트랙으로 나누고 기존 직원에게도 직무 전환과 전문성 강화를 요구하는 방식이다.해당 방식은 영업점과 인력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택한 방향은 은행원 한 사람이 여러 업무를 두루 처리하는 ‘제너럴리스트’ 모델보다 특정 분야에서 깊은 전문성을 갖추는 ‘직무형 은행원’에 가깝다. 단순 업무는 모바일과 AI에 넘기고, 사람은 기업 분석과 자산관리, 기술개발 2 이광희號 SC제일은행, 4% 통장으로 고객 잡는다…수신·WM ‘투트랙’ 강화 이광희 행자이 이끄는 SC제일은행이 고금리 수신상품을 앞세워 대고객 영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규 고객뿐 아니라 일정 기간 거래가 끊겼던 고객까지 다시 끌어들이며 고객 기반을 넓히고, 이를 자산관리(WM)와 프라이빗뱅킹(PB) 등으로 연결하는 전략이다.이광희 행장 취임 이후 강조해온 ‘고객·영업 현장 중심’ 전략이 수신과 자산관리 양쪽에서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이자이익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자산관리 등 비이자 부문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4% Hi통장으로 신규·거래공백 고객까지 확보SC제일은행은 14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SC제일 Hi(하이) 3 강태영號 농협은행, 상생협약 금리 1%p대↓…농식품·지역특화산업 '초점' [은행권 협력사 금융 전략] 대기업·공공기관과 은행이 함께 조성한 상생펀드가 협력기업 금융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협약기업이 예치한 예금의 이자를 대출금리 인하 재원으로 활용해 금융비용을 낮추는 구조다.강태영 행장이 이끄는 NH농협은행은 농식품·지역기업과 첨단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상생금융을 운영하며, 협약에 따라 1%p 중후반 수준의 금리 인하와 상품별 추가 우대를 제공하고 있다. 대기업고객부 기준 지난 6월 말 10개 대기업·13개 협약 상생펀드의 여신잔액은 298억원이다. 향후 동반성장대출과 상생펀드를 공급망 금융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10개 대기업·13개 상생펀드…여신 298억농협은행의 대표적인 협력기업 금융상품은 'NH채움상생
ad
ad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